이 대통령 취임 1주일, 더 뚜렷해진 ‘실용주의’
3대특검 속전속결 처리 후 경제·민생행보 총력전
11일 한국거래소 방문 … 코스피 5000시대 시동
재계총수들과 곧 회동 … 경제부처 차관급 인사
이재명 대통령이 ‘3대 특검 법안 속전속결’로 취임 후 첫 일주일의 마침표를 찍었다. ‘찐명’으로 꼽히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거의 잘못된 부분에 관해서는 정확하게 짚고, 개혁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회복과 성장을 해나가자. (중략) 과거를 딛고 미래로 가자는 취지”(11일 SBS라디오 인터뷰)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의 유연성과 실용주의”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임기 1주일을 넘기면서 이 대통령 ‘실용주의’ 스타일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3대 특검 법안이 정부에 이송된 지 하루 만인 10일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끝낸 이 대통령의 의지는 명확해 보인다. 국민에게 총구를 들이댄 위헌위법적 범죄에 대한 진상규명과 엄벌은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자 국민이 부여한 피할 수 없는 과제라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은 11일 SNS 글에서 3대 특검 출범 사실을 알리며 “내란심판과 헌정질서 회복을 바라는 국민의 뜻이 국정 전반에 온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숙제’를 마친 이 대통령의 향후 행보는 경제·민생 분야에 총력을 기울이는 데 쏠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11일에는 새 정부 출범 후 오랜만에 ‘국장 낙관론’ 등이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거래소를 찾는다. ‘코스피 5000시대’ ‘주가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 등 후보 시절 약속했던 한국 증시 밸류업 정책과 주가조작 엄단에 대한 의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3년 5개월 만에 2900선을 돌파하며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증권가에선 이 대통령 당선 후 상법 개정 재추진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에 대한 기대로 증시 상승세가 더 강해졌다고 본다. 특히 시장에서는 새 정부의 강력한 내수 부양책과 증시 활성화에 대한 기대로 코스피가 연내 3000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코스피 현물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던 외국인은 지난달 1조1000억원대 순매수로 전환한 뒤 이달 들어선 벌써 4조원에 가까운 순매수세를 보일 정도로 강한 ‘바이 코리아’로 돌아섰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수출 하강으로 기업 이익이 둔화하는데 지배구조 개선, 내수부양으로 지수가 상승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KB증권은 이날 코스피 목표지수를 3240선으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관세 리스크 불확실성이 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 증시는 달러 약세와 내수 부양책, 자본시장 개혁 추진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높은 방어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의 경제행보는 추경 편성 구체화와 더불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 재계 총수들과 만남을 갖고 경제 관련 여론을 수렴하는 것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이 대통령과 회동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경제·외교부처 차관급 인사를 원포인트 인사를 한 것도 경제·민생 행보 가속화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당일 오전 장·차관과 공공기관장 인사에 대한 국민추천을 받기로 한 마당에 차관 인사를 하는 게 다소 김빠지는 일일 수 있지만 경제위기 대처라는 시급성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따랐다.
김형선·김영숙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