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동 주민들 남산자락숲길 이용 편해진다
중구 125m 급경사 계단
2027년까지 승강기 설치
서울 중구 청구동 주민들이 남산자락숲길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중구는 동네에서 남산자락숲길로 이어지는 청구동 마을마당에 주민들이 오랜기간 숙원해온 승강기를 설치한다고 12일 밝혔다.
청구동 마을마당에서 남산자락숲길로 오르는 길은 길이 125m에 높이 차가 40m에 달하는 급경사 계단이다. 구에서 무장애길로 남산자락숲길을 조성했지만 인근 아파트단지와 주택가 주민들이 이용하는 데 큰 장벽이 돼왔다. 근처에 위치한 동산초등학교와 대경생활과학고등학교 학생들도 가파른 경사를 피해 돌아가기 일쑤였다.

주민들은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해 4월 열린 주민 간담회 ‘화목데이트’에서도 “계단이 너무 가파르다” “모노레일이나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달라”는 요청이 나왔다. 김길성 구청장은 “외부 공모사업을 통해 예산을 확보해 추진하겠다”고 당시 약속했다.
그 약속이 1년여만에 현실이 됐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고지대 이동약자 편의시설 설치 사업’에 청구동 마을마당이 우선 대상지로 선정됐다. 구는 내년에 40억원을 지원받는대로 착공해 2027년까지 준공할 방침이다. 구는 “지난해 9월부터 청구동 마을마당을 대상지로 올리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며 “시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을 점검하며 필요성을 강조했고 주민동의서를 취합해 제출하는 등 총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구청장의 약속이 현실화되는 만큼 주민들 호응도 크다. 허귀순(75)씨는 “계단이 가파르고 눈·비가 올 때면 미끄러워서 이용하기가 주저됐다”며 “엘리베이터가 생기면 남산자락숲길로 매일 산책을 가고 싶다”고 반겼다.
중구는 고지대 승강기 설치와 함께 보행약자를 위한 다양한 교통·이동 지원 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서울시 최초로 대현산배수지공원에 모노레일을 설치했다. 올해는 ‘공공시설 셔틀버스 통합 운영’을 추진 중이다. 구릉지 등에 거주하는 노인과 임신부 등이 편리하게 공공시설을 이용하도록 현재 노선을 설계 중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청구동 마을마당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면 주민 누구나 명품 숲세권 ‘남산자락숲길’을 더 가깝게 누리고 학생들 등하교 환경도 개선될 것”이라며 “주민들 일상을 든든하게 챙기며 보다 편리하고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