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로봇

로봇 활용 다각화로 운영 효율성 높아져

2025-06-12 00:00:00 게재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창원도서관의 실험 … 독서 지원으로 이용자 반응 긍정적

최근 도서관에서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로봇은 장서점검에서부터 도서관 안내, 어린이들을 위한 책 읽어주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사서는 로봇의 도움을 받아 보다 효과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곳곳에서 보이는 로봇을 신기해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과 경상남도교육청 창원도서관 사례를 살핀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인공지능(AI) 로봇을 활용한 다양한 독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안내는 물론 책을 읽어주는 로봇, 어린이와 상호작용하는 로봇 등 다양한 로봇이 활용된다.

◆로봇, 도서관 안내하고 이용자와 교감 = 12일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따르면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2019년 한국문화정보원과 협업해 로봇 ‘큐아이’를 개발했다. 큐아이는 도서관 안내 기능뿐 아니라 다국어 동화 콘텐츠와 ‘책 읽어주세요’ 기능 등을 탑재해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도하고 있다. 챗봇 기술을 기반으로 이용자의 질문에 자연어 응답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답변 데이터는 매주 보완, 학습된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내 창작체험공간 ‘미래꿈희망창작소’에서는 책 읽어주는 로봇 ‘루카’, 인공지능 감성로봇 ‘리쿠’, 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강아지 형태 로봇 ‘루나’ 등 다양한 로봇이 운영되고 있다. 이 로봇들은 어린이의 음성이나 표정에 반응하고 상호작용을 통해 정서적 교감을 형성한다.

이와 함께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협력해 ‘이동 안내 로봇’과 ‘리드투도그(Read to a Dog)’ 로봇을 개발했다. 2019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인공지능 국가전략’의 하나로 2022년부터 ‘인공지능 기반 독서활동 지원 로봇’ 연구개발사업이 착수됐다. 이에 따라 2024년까지 이동 안내 로봇과 리드투도그 로봇의 개발이 진행됐다.

이동 안내 로봇은 도서관 내 도서 위치를 안내하고 장애물을 회피하며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기능을 갖췄다. 리드투도그 로봇은 독서 흥미 증진 및 몰입도 향상을 위해 개발됐다. 어린이가 로봇에게 책을 읽어주면 로봇이 이에 상호작용하는 형식으로 활용된다. 2024년 어린이 대상 실증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어린이들은 귀여운 로봇 캐릭터의 상호작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창원도서관, 9종 46대 로봇 운영 = 경상남도교육청 창원도서관은 적극적으로 로봇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 도서관에는 총 9종 46대의 로봇이 배치돼 각자의 기능을 수행하며 사람과 함께 일하고 있다. 단순한 전시나 체험용을 넘어 안내 운반 공연 장서점검 교육 등 실질적으로 도서관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창원도서관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로봇은 ‘라봇’이다. 자율주행 안내로봇인 라봇은 이용자에게 도서 위치나 도서관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필요한 책이 위치한 장소까지 직접 데려다준다. 도서관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기능도 있어 시민들은 신기해하며 이용한다.

매주 토요일에는 ‘누리봇’이 진행하는 공연이 열린다. 8대의 댄스로봇이 음악에 맞춰 군무를 펼치며 남녀노소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로봇은 부엉이 모양의 ‘아띠봇’이다. 인공지능 기반으로 책을 읽어주는 스토리텔링 로봇으로 총 25대가 배치돼 있다. 어린이들은 아띠봇과 함께 책을 읽고 놀며 로봇을 친구처럼 대한다. 아이들이 로봇과 즐거운 하루를 보낸 뒤 그 로봇 친구를 다시 만나기 위해 도서관을 찾는 경우도 많다.

로봇은 도서관 운영의 효율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나르미’라는 이름의 운반로봇은 고령자나 장애인이 요청한 도서를 자율주행으로 전달한다. 서랍형과 선반형 등 다양한 형태로 3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엘리베이터까지 호출해 층간 이동을 스스로 해결한다.

서가에 꽂힌 책의 위치를 점검하는 일도 로봇의 몫이다. ‘서치봇’은 도서관 문이 닫힌 야간에 자율주행하며 책의 위치를 스캔하고 잘못 꽂힌 책을 점검한 뒤 다음날 아침 사서에게 결과를 전달한다.

교육용 로봇도 눈에 띈다. ‘에듀봇’은 유아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노래 게임 코딩 등의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코딩 로봇이다. 유아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노래와 댄스를 함께하는 ‘아이봇’도 있다.

◆최신 기술 변화 지속적 적용 필요 = 로봇을 도서관에서 활용하는 데 대한 어려움도 있다. 로봇 관련 유지보수는 물론, 기술 변화를 지속적으로 반영해 최신 로봇을 선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관련 예산도 수반돼야 한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로봇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 변화에 따른 개발 및 현장 적용, 관련 비용 투자 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큐아이의 경우 관련 내용을 한국문화정보원의 전문 인력이 담당하고 있다”면서 “로봇을 프로그램에서 활용할 경우 담당자가 여러 종류의 로봇을 이해하고 작동법을 익혀야 하며 최신 로봇과 기술을 접목해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고 밝혔다.

창원도서관은 “첨단 기술이 적용된 고가 장비이다 보니 예기치 못한 장애 발생 시 신속한 복구가 어려울 때도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로봇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립어린이청소년의 경우 큐아이와 관련, 동화 콘텐츠를 추가하고 이동 안내 영역을 확대한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도서관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창의적 융합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로봇 관련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창원도서관은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에 맞춰 로봇 콘텐츠를 확충하고 관리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맞는, 새로운 콘텐츠와 로봇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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