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가야, 미국 개인대출 ABS시장 1위
290억달러 발행 돌파
창사 9년만에 흑자전환
창업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POS(Point of Sale) 대출 등 신규 시장 진출과 함께 경쟁력을 빠르게 강화하는 모습이다.
POS 대출은 소비자가 온·오프라인 상품 구매 시점에서 대출을 신청해 이용하는 단기 금융 서비스다. 신용카드 없이도 할부 결제를 가능하게 해주는 선구매 후지불(BNPL) 서비스와 유사한 형태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파가야의 비즈니스 모델은 독특하다. 직접 대출을 하지 않고 AI 기반 대출심사 플랫폼을 금융사, 핀테크 파트너에 제공한다. 또한 파트너들이 실행한 대출채권을 파가야가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구조화해 판매, 자금 회전 구조를 만든다. 수익은 플랫폼 사용 수수료와 ABS 발행 수수료에서 발생한다.
현재까지 71건의 ABS 거래로 누적 약 290억달러를 조달하며 미국 최대 개인대출 ABS 발행사 중 하나로 성장했다. 자동차, POS 금융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 중이며, 올해 1분기 자동차 대출 볼륨은 전분기 대비 50% 증가했다. POS 시장에서도 월마트와 협업하는 클라르나(Klarna), 결제 서비스 기업 엘라본(Elavon) 등과 협업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향후 학자금 대출, 모기지 시장 진출도 모색 중이다.
2024년 3분기 기준 플랫폼을 통해 실행된 대출 총액은 약 24억달러. 최근에는 AAA 등급 개인대출 ABS 5억달러, 자동차 ABS 3억달러 발행에 성공했다.
블루아울(Blue Owl Capital)과의 신규 대출채권 매입 약정을 통해 향후 24개월간 최대 24억달러 규모의 대출 공급을 추진 중이다. 이는 자금 조달 안정성과 지속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다만 리스크 요인도 적지 않다. 파가야의 대출 구조는 기존 금융기관에서 거절된 고위험 대출을 재심사해 승인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과거 대출자산 가치 하락 시 대손충당금이 크게 증가하는 구조적 특성을 지닌다. 실제로 대손 비용은 경기 및 자산 건전성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인다.
그럼에도 파가야는 경쟁사 대비 뚜렷한 강점을 보인다. 첫째, 압도적인 ABS 발행 규모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둘째, 멀티 오리진(origin) 구조로 다양한 파트너사의 대출채권을 ABS로 묶어 리스크 분산 효과를 높이고 있다. 셋째, AI 대출심사 기술 경쟁력으로 신용 점수 600점 이하 고객까지 포괄하며 승인 가능 폭을 넓혔다. 넷째, 사업 확장 속도와 유연성에서 경쟁사 대비 앞서고 있다. 특히 다시 채워넣는 ABS 구조가 적용된 'POSH 프로그램'으로 개인구매 금융 시장까지 공략 중이다.
경쟁사 업스타트(Upstart)가 금리 상승기에 자금 조달 어려움으로 성장 정체를 겪은 반면, 파가야는 ABS 구조를 통해 대출 규모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다. 자금 조달 유연성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파가야 주가는 최근 1년간 43%, 올해 들어서만 75% 상승했다. 흑자전환하며 기술 기반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향후 성장 스토리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