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납부금 복원해야…관광기금 축소 우려
지난해 인하·면제대상 연령 확대로 타격 … 세계 관광세 확대 추세, 한국만 인하
정부의 출국납부금 인하 조치로 인해 관광진흥개발기금이 축소되면서 11일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이를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출국납부금은 내외국인이 출국할 때 납부하는 금액이다.
윤석열정부는 2024년 7월 출국납부금을 기존 1만원에서 7000원으로 인하하고 면제 대상 연령도 만 12세까지 확대했다. 이로 인해 출국납부금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이 축소됐다. 관광진흥개발기금은 관광사업을 효율적으로 발전시키고 관광을 통한 외화 수입 증대에 이바지하기 위해 관광진흥개발기금법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관광진흥개발기금은 출국납부금과 카지노납부금으로 구성된 법정부담금이 해마다 많게는 39%까지 차지한다. 2024년의 경우 법정부담금 비중은 전체 기금수입예산 1조6222억원 중 6350억원으로 39%에 달했다. 2023년 결산을 보면 기금수입예산 1조5955억원 중 법정부담금은 4994억원으로 31%를 차지했다.
이번 인하 조치로 관광진흥개발기금 수입 기반이 축소되면서 문화체육관광부 사업 예산이 감소됐다. △외래관광객유치 사업 1898억원(전년 대비 6.2% 감소) △국내관광활성화 사업 734억원(전년 대비 9.0% 감소) △관광산업활성화 사업 1041억원(전년 대비 13.0% 감소) 등이다. 2025년 한국관광공사의 정부지원예산은 전년 4077억원 대비 약 9.7% 감소한 3680억원이 편성됐다.
세계 주요국은 우리나라 출국납부금에 해당하는 관광세 및 부담금을 세수 확보와 관광 인프라 보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홍콩의 경우, 홍콩국제공항 여객 출국세를 10월부터 67% 인상한다. 기존 120HKD(약 2만2000원)에서 200HKD(약 3만7000원)로 인상해 약 3000억원 상당 세수 확보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오버투어리즘 대응을 위해 출국세 인상을 검토 중이며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은 한국보다 2~3배 수준의 출국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훈 항양대 국제관광대학원 원장은 “일본 유럽 중동을 비롯해 전세계는 자국의 관광산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진흥하고 있다”면서 “출국납부금은 대한민국의 관광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재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복원해 매력적인 관광환경을 조성하는데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