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항만 혼잡에 물류비 6억달러 부담 위기

2025-06-13 00:00:00 게재

미 관세 앞두고 선적 몰려들어

라엠짜방항 혼잡에 비용 급증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태국 수출업체들이 관세가 적용되기 전에 미리 물건을 실어 보내는 전략(front loading)을 앞다퉈 선택하면서 선적 물량이 급격히 늘었다. 이로 인해 태국의 주요 심해항에서 혼잡이 심해졌고, 그 결과 수출입 업체들은 물류 지연과 운송비 상승으로 인해 연간 6억달러가 넘는 추가 비용을 부담할 위험에 처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수출업자협의회(TNSC)는 촌부리주에 위치한 라엠짜방(Laem Chabang)항의 혼잡 상황이 심각해졌다며 정부가 즉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성명에서, 태국육상운송연합회가 7월부터 트럭 운송요금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뒤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4월에 발표한 고율 관세를 90일간 유예하면서 수출 주문이 급증했다. 이로 인해 올 1~4월 태국 수출은 전년 대비 14% 증가했고 특히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이 23.8% 급증했다. 이같은 수출 증가세는 관광객 감소와 부진한 내수 소비로 위축된 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를 낳고 있다.

태국 최대 항구인 라엠짜방 항구. 사진=태국 정부 웹사이트
하지만 물량 증가로 인해 항만에서 트럭 대기 시간이 기존 8~10시간에서 최대 20시간까지 늘어났다. 이로 인해 운송요금이 인상될 경우 연간 물류비는 최대 200억바트(약 6억1650만달러) 증가할 것으로 협의회는 추산하고 있다.

물류 업계 전문가들은 “라엠짜방은 동남아시아 공급망의 핵심 축이며, 여기에 병목 현상이 생기면 항구가 아닌 지역까지 피해가 전이된다”고 경고한다. 실제, 컨테이너 하역량은 연간 9400만 TEU(20피트 길이 표준 컨테이너 기준 단위), 트럭 이동은 연간 600만건에 달해, 물류 체계가 이미 한계 용량을 넘어선 상태라는 분석이다.

협의회는 성명에서 “이 정도의 경제적 피해는 정부가 외면하거나 민간 부문에만 떠맡길 수 없는 수준”이라며 “이 상황은 태국의 수출 경쟁력을 저해할 뿐 아니라, 증가한 물류비는 결국 상품과 서비스 가격 상승을 통해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항만 혼잡은 선박 수 감소, 항만 과포화, 철도·도로 인프라 부족, 복잡한 규제 절차, 비효율적인 트럭 대기열 관리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다. 협의회는 정부가 정책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할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항만 인프라 개선에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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