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내일, 김보라 작가 초대전
2025-06-13 13:00:04 게재
13일부터 25일까지
종이 위에 실과 물감으로 시간의 결을 수놓는 김보라 작가의 초대전이 1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광화문 갤러리 내일에서 열린다. 김 작가는 사진과 회화, 바느질이라는 이질적인 매체를 겹겹이 쌓으며 ‘찍고 뚫고 연결하고 칠하는’ 독특한 작업 방식으로 주목받아왔다. 그는 일상의 벽 골목 철문 등 도시의 낡은 표면을 촬영한 뒤 그 위에 바느질과 물감을 덧입히며 기억의 층위를 복원하고 재구성한다.
전시작들은 사진 위에 구멍을 내고 실을 엮는 과정에서 생겨난 흔적들을 오롯이 담고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빠진 고리(missing link)’를 되찾는 시도를 이어간다. 바늘과 실 물감이 만난 자리에 시간의 상흔이 남고 그 흔적이 하나의 회화로 재탄생한다.
최연하 비평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김보라의 그림은 ‘그림-사진-시’가 겹쳐진 에로틱한 평면”이라며 “타인을 감각하는 방식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라고 평했다.
김 작가는 “나는 오래된 얼룩에 구멍을 뚫어 시간을 새기고, 허리가 휜 사연을 밟아 새로운 길을 낸다”며 “바늘귀에 걸린 바람들을 오늘로 되살리고 내일로 잇는다”고 밝혔다. 주소는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3길 3, 갤러리 내일(지하 2층)이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