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웨강아오 대만구<광둥-홍콩-마카오> 기업도 선전증시 상장허용

2025-06-13 13:00:18 게재

홍콩증시에 상장된 ‘웨강아오 대만구(광둥-홍콩-마카오)’ 기업들이 중국본토 선전증시에도 상장할 수 있게 됐다. 중국 금융시장을 추가로 개방하는 동시에 대중화권 지역과의 금융연계를 강화하는 조치라는 분석이다.

12일 중국 금융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1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선전시 개혁·혁신·개방확대 심화 시범종합사업안’을 공개했다. 해당 안은 지난해 8월 입안됐다. 차이신은 “전통적으로 선전시는 중국 개혁개방정책의 시험대였다”며 “해당 사업안은 선전시를 웨강아오 대만구의 개발엔진으로, 중국 전반적인 국가발전 전략 추동력으로 삼는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한 투자은행가는 차이신에 “홍콩이나 마카오에서 설립된 홍콩증시 상장기업들이 이제는 선전증시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 이는 중국 자본시장이 개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떤 기업들이 선전에서 상장할 수 있는지 세부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차이신이 홍콩에 상장된 2636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197개 기업이 홍콩에서 설립됐다. 마카오에서 설립된 기업은 없다.

이달 10일 기준 홍콩에서 설립돼 홍콩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이 1000억홍콩달러(약 17조2800억원)를 넘는 기업들은 보험사 ‘AIA그룹’, 증시운영기업 ‘홍콩거래소’, 부동산개발기업 ‘신홍기부동산’, ‘항셍은행’, 지하철운영기업 ‘MTR’, 전동공구제조사 ‘테크트로닉’ 등이다. 이 기업들은 아직 본토시장에 상장되지 않았다.

역외설립 기업들은 지난 수년간 본토상장을 추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중국정부가 기업공개(IPO) 관련 규정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본토증시를 부양하고 상장기업 질을 높이며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로 인해 중국기업들은 홍콩 등 역외에서 자금조달을 추구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KPMG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본토기업 97곳이 역외에 상장해 122억5000만달러를 모았다. 그중 2/3에 육박하는 61개 기업들이 홍콩증시에 상장했다. 같은 기간 중국본토 증시에선 100건의 IPO가 이뤄졌고 이를 통해 90억500만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2021년 495개 기업 상장, 876억달러 자금조달에서 크게 하락한 것이다.

한 보안기업 관계자는 차이신에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본토에 상장하길 원한다. 하지만 규정이 워낙 까다로워 홍콩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며 “선전증시 상장심사 승인의 속도과 숫자는 중국본토 주식유통시장 회복탄력성에 달렸다. IPO를 통해 자본을 조달하려는 수요가 많지만 즉각 해소되지는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투자은행 CEO는 “본토상장 전망은 많은 홍콩증시 상장기업들에게 매력적이다. IPO를 원하는 본토 개미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라며 “전통적으로 본토에 신규상장하는 기업의 주가는 급등했다”고 말했다.

2018년 이전엔 외국투자기업 등 중국본토 상장을 노리는 기업들은 본토에서 설립·등록해야 했다. 중국정부는 2018년부터 본토상장 범위를 확장해왔다. 역외에서 설립돼 홍콩증시에 상장된 ‘레드칩’ 기업들이 이때부터 본토에 상장할 수 있었다. 레드칩은 중극정부나 국유기업이 최대지분을 가진 우량기업을 말한다. 2021년엔 차세대 정보통신기술, 신에너지차량, 국가전략적 중요성을 가진 기업 등이 중국판 나스닥인 상하이 커촹반에 상장할 수 있게 됐다.

차이신은 “현재까지 본토에 등록되지 않고 레드칩도 아닌 홍콩 또는 외국자본 기업들이 본토에 상장된 전례는 없다”고 전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김은광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