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오주 올해 60% 급등…기술주 능가

2025-06-16 13:00:01 게재

블룸버그통신

중국 바이오테크 주식이 지난 4년간의 부진을 깨며 올해 아시아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부문으로 올라섰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항셍 바이오테크 지수는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60% 이상 급등했다. 외국계 제약사들이 중국산 치료제를 라이선싱하기 위해 수십억달러 거래를 체결하면서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바이오 부문 주가는 올해 1월 딥시크 돌파구로 주목 받은 중국 기술주 부문보다 17% 더 상승했다.

뉴욕 소재 ‘엑솜자산운용’ 류이치 선임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국 바이오업계는 10년 전과 달라졌다. 글로벌 제약계를 재편하는 파괴적 혁신 세력이 됐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의 주요 이유는 제약 라이선싱과 관련한 2건의 메가딜이었다. 화이자는 지난달 19일 12억5000만달러를 들여 중국 ‘3S바이오’의 항암신약물질을 라이선싱하는 계약을 맺었다. 동시에 해당 기업 주식을 1억달러어치 매수했다.

이달 초엔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이 독일 바이온텍SE과 115억달러 항암제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바이온텍은 2023년 중국 제약사 ‘바이오테우스’를 인수하며 해당 기업이 개발한 신약물질을 확보한 바 있다.

올해 3S바이오 주가는 283% 상승해 블룸버그가 집계한 글로벌 바이오 주식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항체 신약물질을 개발한 중국 ‘레미젠’ 주가는 270% 이상 올랐다. 다국적 제약사 여러곳이 레미젠과 라이선스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제약 관련 인수합병(M&A)과 라이선싱 계약에서 중국 영향력이 커지는 것도 주요 동력이다. 올해 1분기 중국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한 M&A와 라이선싱 계약 총액은 369억달러로 전년 동분기 대비 2배 늘었다. 올해 1분기 전세계 관련 계약 총액 675억달러 중 절반 이상이 중국이었다.

홍콩 소재 ‘픽테자산운용’의 첸둥 수석아시아전략가는 “중국 바이오테크는 자체적인 ‘딥시크 모멘트’를 구가하고 있다”며 “향후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한 중국 제약사들 주가도 상승세다. 항체-약물 접합 항암제를 개발중인 ‘듀얼리티 바이오테라퓨틱스’의 주가는 4월 IPO 이후 현재까지 189% 상승했다. 시가총액 기준 중국 최대 제약사인 ‘장쑤헝루이제약’ 주가는 지난달 IPO 이후 31% 올랐다.

물론 최근 상승세를 냉정하게 보는 목소리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이선 퀴 애널리스트는 “일부 투자자들은 꾸준히 배당하고 매출성장세가 안정적인 대형제약사들을 선호한다”며 “최근 중국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한 라이선싱 계약 열풍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고 말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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