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식품기업 JBS, 뉴욕증시 상장

2025-06-17 13:00:06 게재

환경·지배구조·정치 논란속 미국 상장으로 재도약 노려

브라질의 육가공 대기업 JBS가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며 미국 자본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상장 후 2거래일 동안 주가는 6% 가까이 상승해 14.50달러로 마감됐으며, 시가총액은 약 160억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과거 부패 스캔들로 수감됐던 창업주 일가 바티스타 형제에게는 복귀의 상징이자, JBS의 글로벌 확장 전략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1953년 브라질 내륙의 작은 도축장에서 출발한 JBS는 창업자 조제 바티스타 소브리뉴의 아들 조슬리와 웨슬리 바티스타의 공격적 인수합병을 통해 세계 최대 육류 가공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매출의 절반이 미국에서 발생하며, 제품군은 계란, 식물성 단백질, 가공식품까지 확대됐다.

JBS는 이번 상장을 통해 미국 투자자 자본을 직접 유치하고, S&P500 등 주요 지수 편입으로 패시브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길레르메 카발칸티 최고재무관리자(CFO)는 “더 강한 재무제표, 더 탄탄한 재정 안정성, 더 나은 자본시장 접근성을 통해 JBS는 생산을 늘리고 세계에 식량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그러나 JBS의 상장은 환경단체의 강한 반발 속에 이뤄졌다. 대표적인 환경 NGO ‘마이티 어스’는 JBS가 불법 산림 파괴와 연계된 농가로부터 소를 공급받았다고 주장하며, 뉴욕증권거래소에 “JBS의 수익이 불법 행위에 기인할 경우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법적 통지서를 보냈다.

특히 이 단체는 JBS가 등록지를 둔 네덜란드가 기후 관련 소송이 활발한 국가라는 점에 주목하며, “네덜란드에서 환경단체들의 집단소송이 곧 제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규제당국의 압박도 여전히 거세다. JBS는 지난해 브라질 환경당국으로부터 불법 산림에서 사육된 소를 매입했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회사는 이에 대해 항소 중이다..

이번 상장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도 논란을 낳았다. JBS는 네덜란드에 지주회사를 두고 의결권이 10배인 주식과 일반 주식으로 나누는 이중 클래스 구조를 도입, 바티스타 형제가 최대 85%의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미국의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은 이에 대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냈지만,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 상장이 성사됐다.

JBS는 현재 나이지리아에 25억달러를 투자해 대형 육류 가공공장을 건설 중이며, 장기적으로는 수익성이 높은 가공식품과 브랜드 사업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 브로커리지XP의 레오나도 알렌카르 분석가는 “회사의 다각화 전략은 마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뉴욕증시 상장은 JBS에게 글로벌 투자자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할 기회이자, 동시에 과거의 그림자와 정면으로 마주해야 하는 도전이다. 세계 최대 육류 기업의 다음 행보는, 이제 법정과 시장 양쪽에서 주목받게 될 것이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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