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 방시혁, 수사·재판에 ‘발목’

2025-06-17 13:00:34 게재

자본시장법 위반 수사, SM인수전 증인

BTS 완전체, 해외 진출 사업 차질 빚나

연예기획사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당국의 강제수사가 가시화되면서 하이브의 사업 추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7일 법조계와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경찰과 금융당국은 방 의장의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의혹 사건 수사를 본격화했다. 16일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자체 첩보로 사건을 인지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이 신청한 하이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에 의해 지난달 28일과 최근에 2차례 반려됐다.

방 의장은 지난 2019년 하이브의 기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가 없다고 하면서 보유지분을 자신의 지인이 설립한 사모펀드에 팔도록 한 뒤 상장을 진행했다는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같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상장과 관련 2020년 사모펀드와 지분 매각 차익의 30%를 공유하기로 계약을 맺고 상장 이후에는 4000억원 가량을 정산받았다. 금감원은 이 계약이 증권신고서에 기재되지 않아 문제인 것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조사를 진행한 뒤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구체적 내용을 확인해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최근 하이브는 군에 입대했던 BTS 멤버들이 전역하면서 완전체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오는 21일에는 마지막 멤버 슈가 공익근무요원에서 소집해제된다. 방 의장은 BTS 전역에 따른 음악작업과 해외 사업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성장을 위해 지난 2월부터는 미국에서 차세대 보이그룹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에서도 추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수사로 핵심사업 진행에 발목이 잡히지 않을까 하이브는 우려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K팝 성장의 갈림길에서 이번 사안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지난해 11월 공시를 통해 “(상장 주관사들이) 상장 관련 법령에 따라 해당 주주간 계약을 검토한 바 있다”며 “상장 과정에서 법령을 위반한 사항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이브측은 기존 주주가 주식을 팔아달라고 해서 방 의장이 나서서 매각했고, 매각 금액은 다음 해 유상증자 때 다시 투자했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한편 방 의장은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 재판에 중요 증인으로 소환 통보를 받았다.

지난 2023년 2월 14일 방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SM엔터 인수 관련해 회동했는데 이 만남에서 하이브가 SM엔터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사실이 김 창업자에게 전달됐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김 창업자는 이후에도 SM엔터 인수의도를 계속 유지했는데 이를 확인시켜 줄 증인으로 방 의장을 채택한 것이다.

방 의장은 오는 20일 재판은 해외 출장 일정으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다음 달 11일 방 의장을 다시 소환했다.

방 의장 재판 출석 관련해서 하이브측은 “별도의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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