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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층 만족시켜야 하는 ‘3대 특검법’

2025-06-18 13:00:02 게재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자마자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채해병 특검 등 3대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내란종식’ ‘내란심판’을 선거전에 내걸고 정권교체에 성공했기 때문에 특검을 추진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정치적 숙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통합을 내걸고 있는 이재명정부의 통치 방향을 생각한다면 한편으론 부담스럽고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사정정국이 내란심판 성격보다 보수정당에 대한 탄압이나 보복으로 인식되는 경우 오히려 후폭풍이 불 수도 있다.

전반적인 여론은 민주당의 특검 정국에 호의적인 편이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자체적으로 지난 6월 9~11일 실시한 NBS조사에서 이른바 ‘3대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특검법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4%, ‘특검법에 반대한다’ 25%로 나타났다.

모든 연령대에서 ‘특검법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반대 의견보다 높게 나왔다. 지역별로 대구경북을 제외하고 3대 특검법의 국회 통과에 대한 찬성 의견이 더 높았다.(전국1001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9.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탄압·보복으로 안식될 경우 후폭풍 불 수도

문제는 이 조사결과가 3대 특검법 ‘통과’에 찬성이라는 점이다. 즉 그동안 정치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된 이슈였지만 정확하게 진상규명이 되지 않는 것에 대한 여론의 요구이지 정치탄압이나 정치보복으로 불거질 수 있는 사안에 대한 여론은 포함되지 읺았다.

실제로 이 NBS조사에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응답자층인 대구경북, 국민의힘 지지층, 보수층은 특검 찬성보다 특검 반대가 더 높았다. 특히 내란 특검법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을 말살하기 위한 법이라며 극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내란 특검은 조은석 전 서울고검장이 진두지휘한다. 내란 특검팀은 역대 최대 규모로 특검 1명, 특검보 6명, 파견검사 60명, 파견공무원 100명, 특별수사관 100명 등 최대 267명이 투입된다. 준비시간을 더해 수사기간은 총 170일이다. 내란 특검은 채해병 특검이나 김건희 특검과 달리 국민의힘 존폐 여부가 달려 있어 수사 내용이 더 중요해진다.

그렇다면 국면들이 지금 가장 빨리 하기를 원하는 것도 내란 특검일까. NBS 여론조사에서 새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1순위와 2순위 응답을 받은 결과 ‘민생경제 안정과 내수 회복’이 69%, ‘국민통합과 정치갈등해소’ 30%, ‘관세협상 등 외교 현안 해결’ 29% 등의 순으로 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즉 국민들이 원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은 경제 통합 안보 순으로 이해된다. 이 외에 응답 순서로 ‘계엄사태 진상규명’ ‘검찰사법 개혁’ ‘부동산 개혁’이 이어진다.

설문조사 보기의 ‘계엄사태 진상규명’을 내란 특검으로 이해한다면 그것이 최우선 과제는 아니다. 그런 만큼 얼마나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느냐가 중요해진다. 특히 특검 사정 정국에 대해 볼멘소리를 내는 국민의힘 지지층이나 보수층으로부터 받게 될 반발을 최소화하고 국민통합에 국정동력을 가져가려면 국민 지지가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지지층 아닌 중도층 만족시켜야 성공

이 대통령은 거의 유권자 절반에 육박하는 49.42%의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그렇지만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가 얻었던 득표율을 합치면 이보다 조금 많다. 원만한 국정 운영을 원한다면 일정한 수준 이상의 대통령 긍정 지지율은 필요충분조건이다.

NBS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긍정 지지율은 53%, 부정은 19%였다. 중도층은 이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평가 59%, 부정평가는 14%로 나왔다. 아직은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중도층이 탄탄한 뒷받침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내란 특검에 대한 여론 역시 마찬가지다. 중도층에서 내란 특검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무려 74%나 된다. 반대는 고작 18%에 그쳤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특검 정국의 성공 여부는 분명하다. 자기 지지층 아닌 중도층을 만족시켜야 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