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전쟁에 중동 해양위협 고조

2025-06-19 13:00:19 게재

국제해군연합 ‘JMIC’ 보고 … 최근 유조선충돌은 ‘항해과실’이 원인

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호르무즈해협 등 중동지역 해양 위협 수준이 높아졌다. 하지만 유조선 충돌 원인은 전파교란보다 항해과실로 초점이 모이고 있다.

미국의 해운조선 전문미디어 지캡틴과 세이프티포씨, 엠에스앤 등에 따르면 국제해군연합의 합동해양정보센터(JMIC)는 18일(현지시간) 이란과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충돌 속에서 지역 위협 수준은 ‘중대(SIGNIFICANT)’, 해양 위협 수준은 ‘상승(ELEVATED)’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JMIC는 지난해 2월 후티반군의 홍해 항행 상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됐다.

JMIC는 이날 보고에서 반다르압바스항구와 호르무즈해협 아라비아만 일대에서 GNSS(글로벌 항법위성시스템)에 대한 전자파 교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JMIC는 이런 문제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업용 선박의 항해는 정상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한 언론 보도를 일축했다.

이스라엘인의 키프로스 출국을 지원할 선박 ‘크라운 아이리스(Crown Iris)’호의 모습이 18일 키프로스 라르나카 연안에서 포착됐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보고서는 17일 오만만에서 유조선 두 척이 충돌한 사건 직후 발표됐다. 이라크산 원유 200만배럴을 중국으로 운반 중이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프론트 이글’호는 후자이라 인근 약 15해리 떨어진 해상에서 수에즈막스급(Suezmax) 유조선 ‘아달린’호와 충돌했다. 선주사인 프론트라인과 JMIC, 아랍에미리트를 포함한 복수의 소식통은 이 사고가 '항해 오류' 때문이라고 밝혔다.

탱커트래커스 분석에 따르면 프론트 이글은 남쪽으로 시속 13.1노트로 항해 중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다가 동남쪽으로 향하던 아달린의 좌현 후방을 받았다.

두 선박 모두 화재를 보고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아랍에미리트 해안경비대는 아달린호 승무원 24명을 모두 구조했다. 아랍에미리트 에너지부는 19일 이 사고 원인을 ‘항해 판단 미숙(navigational misjudgment)’으로 분석하고 지역 내 전파교란 증가와 연관짓지 않았다.

하지만 전파교란에 대한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해운 분석 기업 윈드워드(Windward)에 따르면 이란-이스라엘 충돌 이후 걸프 해역에서 약 1000척의 선박이 GNSS 간섭의 영향을 받았다. 여기에는 한국의 선박도 포함됐다.

최근 위치 추적 데이터에서는 선박이 존재할 수 없는 장소에 있는 것처럼 표시되는 오류가 빈번하게 나타났다. 프론트 이글 호 역시 사고 발생 며칠 전 이란 영토 내 육상에 있는 것으로 표시되기도 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도 18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13일 이후 상황실에는 현지 항해선박에서 전파교란에 대한 보고가 접수됐고, 이는 즉각 전체 선사에 공유됐다”고 말했다.

지캡틴에 따르면 이 지역 선박들은 AIS(자동선박식별시스템)를 통해 위성항법시스템(GPS)과 비슷한 방식으로 위치와 기타 주요 데이터를 송신한다. 현재의 간섭은 ‘재밍(jamming)’으로 분류되며, 이는 선박의 핵심 항법 신호를 방해한다. 전파교란 행위는 흑해 대만해협 시리아 및 이스라엘 인근 해역 등 분쟁 지역에서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

JMIC는 현재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며 매일 최신 보고서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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