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 삶이 흔들릴 때 장자를 읽습니다

장자를 읽으며 마음을 치유합니다

2025-06-19 13:00:29 게재

“삶이 고단할 때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방송 연출자이자 동양 고전 애독자인 김훈종 작가가 장자의 말에서 찾은 삶의 버팀목을 1권의 책으로 엮었다. 새로 출간된 ‘삶이 흔들릴 때 장자를 읽습니다’는 고전 철학을 실생활의 언어로 풀어낸 해설서이자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손에 쥐고 다시 읽게 되는 심리적 구급약 같은 책이다.

김훈종 도도서가 1만8500원

저자는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방송 PD로 20년 넘게 활동해온 이력답게 장자의 사상을 삶의 이야기와 감각적으로 연결해낸다. 장자의 상징과 우화를 담은 말은 저자에게 단순한 철학이 아닌 살아 있는 조언으로 다가왔고 그는 스무살 때와 오십이 되어 읽은 장자가 전혀 다른 책이었다고 고백한다. “그 구절들이 어찌나 마음을 울리던지, 좌충우돌 살아온 인생이 가엾고 부끄러웠다”고 말한다.

이 책은 복잡한 이론이나 문헌 해석에 집중하기보다 누구나 겪는 불안과 조급함, 인정 욕구와 비교 의식, 자기 소외 같은 문제들을 장자의 말로 되짚는다. “상황이 삶을 결정짓는 게 아니라 그에 대한 태도가 방향을 바꾼다”는 통찰, “바닷물에 풍덩 뛰어드는 사람은 더 이상 비에 젖지 않는다”는 역설은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 위안과 방향을 준다.

특히 돈과 욕망, 관계와 자존감에 대한 장자의 통찰을 오늘의 언어로 되살린 해석이 인상적이다. “남에게 과시하려고, 남과 견줘서 우위에 서려고 재산을 모으고 소비하는 한,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자신의 그림자를 따돌릴 수 없는 사람처럼 결국에는 지쳐 쓰러지게 된다”는 경구는 끊임없이 비교와 경쟁에 내몰리는 현대인들에게 ‘욕망의 무게중심’을 자신 안으로 옮겨야 한다는 경고로 읽힌다.

‘삶이 흔들릴 때 장자를 읽습니다’는 필사를 할 수 있게 구성된 책이다. 독자 스스로 장자의 구절을 곱씹으며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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