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월부터 외국인에 ETF 옵션시장 개방
중국 금융매체 차이신
오는 10월부터 외국인 투자자들도 중국본토 ETF 옵션 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19일 중국 금융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올해 10월 9일부터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에게 중국본토 ETF 옵션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거래목적은 ‘헤지(위험 회피)’에 한정된다는 조건이 붙었다.
증감회는 이 조치로 외국인 투자자들도 중국의 변동성 높은 주식시장에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중국 투자자들만 ETF 옵션 거래가 가능했다.
ETF 옵션은 특정 ETF를 정해진 가격에 정해진 시점까지 매수하거나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계약이다. 투자자가 ETF를 보유하면서 풋옵션(매도권)을 함께 구매하면, ETF 가격이 급락하더라도 풋옵션이 일정 부분 손실을 막아주는 보험 역할을 한다. 반대로 ETF가 상승하면 풋옵션은 행사하지 않고 상승 이익은 그대로 누릴 수 있다. 또 콜옵션과 풋옵션을 조합한 다양한 전략을 통해 위험을 조절하면서도 수익 가능성을 확보하는 유연한 운용이 가능하다.
중국은 2015년 2월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처음 ETF 옵션을 도입했다. 그 이후 현재까지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에는 총 9개의 ETF 옵션 상품이 상장돼 있다. 이 옵션들은 주로 CSI 300, CSI 500, SSE 50, 차이넥스트, STAR 50 같은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기반으로 한다.
상하이증시의 경우 CSI 300, SSE 50, STAR 50 등의 미결제 약정은 각각 100만건이 넘는다. 선전증시의 경우 차이넥스트와 CSI 300, CSI 500 옵션은 월 거래량이 20만~100만건 사이다. 현재 투자자들은 옵션 시리즈당 한 방향으로 최대 5000계약, 총 1만계약까지 보유 가능하다. 일일 신규 계약은 1만계약 이하로 제한된다.
이번 조치는 증감회가 지난해부터 점진적으로 외국인에게 국내 파생상품 시장을 개방해온 흐름의 연장선이다. 그간 외국인들은 상품선물, 상품옵션 등 일부에만 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는데, 이제 ETF 옵션이라는 주식기반 파생상품까지 허용됐다.
증감회는 “외국 기관투자자들이 보다 정교한 위험관리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A주시장이 외국자본을 안정적으로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화타이증권은 “ETF 옵션 도입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차익거래 및 위험관리 수단을 넓혀줄 뿐만 아니라, ETF 자체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켜 장기자금 유입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증감회는 향후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 제도 전면 개편 △외국인에게 허용되는 선물·옵션 상품 수 100개 이상으로 확대 △외환 리스크 관리를 위한 위안화 외환선물 도입 △액화천연가스(LNG) 등 신규 선물·옵션 상장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차이신은 “이는 중국이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을 더욱 높이고 금융시장 개방을 통해 경제 전환을 뒷받침하려는 큰 그림의 일환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