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밖에서 여권과 ‘전쟁’…당내 갈등 잠재울까

2025-06-20 13:00:14 게재

의총서 김민석 사퇴 촉구 … “정치적 포퓰리즘 추경 불과”

당내 혁신 갈등 여전 … 친한 “혁신안 날아가는 상황” 우려

국민의힘이 대여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높이고 있다. 쇄신을 둘러싼 집안갈등에 쏠리는 눈길을 밖으로 돌려보겠다는 계산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친윤(윤석열)과 친한(한동훈) 사이에 형성된 갈등 기류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발언하는 송언석 원내대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송 원내대표,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국민의힘은 20일 오전 ‘비리백화점 이재명정부 인사청문회 대책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김민석 총리 후보자의 사퇴와 이 대통령의 지명철회를 거듭 요구했다. 오는 24~25일 청문회를 앞두고 오광수 전 민정수석에 이은 ‘2호 낙마자’로 만들겠다는 태세다. 당권 도전이 유력시되는 안철수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이번에 공개된 김 후보자 재산은 2020년 5월 마이너스 5억8000만원에서 올해 6월 플러스 2억1500만원으로 늘었다. 생활비 쓰고, 교회 헌금도 내고, 아들 유학비용 내고, 추징금 6억원도 갚았는데 매년 1억6000만원을 모은 셈”이라며 “본인의 자금 출처를 명백히 밝히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추경 편성과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송 원내대표는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의 추경 편성을 겨냥해 “(이 대통령) 취임 2주 만에 뚝딱 만들어진 정부의 졸속 추경안은 민생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적 포퓰리즘 추경에 불과하다”며 “이번 추경안은 한마디로 사이비 호텔경제학의 대국민 실험장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법사위원장을 달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이견 탓에 본회의 일정 합의도 불발됐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20일 “민주당은 야당 시절에는 법사위원장은 야당 몫이라고 주장해놓고 이제와서 말을 바꾸고 있다. 전형적인 정치적 내로남불이자 국민 기만”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 주류 친윤이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는 건 ‘외부 갈등’을 통해 ‘내부 갈등’을 잠재우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윤 의원들 입에서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니다” “단합해야 한다”라는 언급이 자주 나오고 있다.

하지만 쇄신을 둘러싼 친윤과 친한 사이의 긴장감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친윤 지지를 받는 송 원내대표는 혁신위 구성을 강행할 태세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혁신위 구성 대신 자신의 ‘5대 개혁안’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친한은 김 비대위원장이 내놓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후보 교체 과정 감사 등 개혁안은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한 박정하 의원은 19일 MBC ‘뉴스외전 정치맞수다’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107명이 모여서 뽑아 놓은 원내대표가 당원 80만명을 대표하는 기형적 구조”라며 “지금 이대로 간다면 6월 30일 이후에 혁신안이 날아가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후보 교체 감사 대상으로 꼽히는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은 18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나와 “애초 한덕수 전 총리에게 경선 참여를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거절해서 한덕수를 제외하고 대선 전략을 짰다. 그런데 김문수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계속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를 하겠다’고 해 그로 인해 한덕수 후보 카드가 사라지지 않고 지지율은 계속 유지가 됐다”고 주장했다. 권 전 비대위원장은 후보 교체 시도 배후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저나 지도부가 윤 대통령 측하고 경선 내지는 단일화와 관련해 논의한 적이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후보 교체 시도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친한은 이같은 주장에 “설득력이 약하다”는 반응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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