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본격 수사 준비 ‘착착’

2025-06-20 13:00:02 게재

내란특검, 6명 특검보 임명 완료 … 42명 검사 파견 요청

김건희특검, 법무부·공수처 등 방문 검사·수사관 파견 논의

순직해병특검, 서초동 사무실 마련하고 수사팀 구성 박차

3대 특별검사가 임명된 지 1주일여 만에 수사팀 진용을 갖춰가며 본격적인 수사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다루는 조은석 특검은 이미 수사를 시작했고,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규명할 민중기 특검과 순직해병 수사방해 사건을 맡은 이명현 특검도 이달 안에는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대통령실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내란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보 6명의 임명을 재가했다.

앞서 조 특검은 지난 17일 특검보 후보 8명에 대한 임명요청안을 인사혁신처에 제출한 바 있다. 검사장급 대우를 받는 특검보는 특검의 지휘·감독에 따라 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 공무원에 대한 지휘·감독, 언론 공보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내란 특검은 6명, 김건희 특검과 순직해병 특검은 각각 4명의 특검보를 둘 수 있다.

조 특검의 추천 3일 만에 이 대통령이 이들 가운데 6명을 임명함에 따라 지휘부 구성을 마친 내란 특검은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 특검은 검찰과 경찰로부터 기록을 인계받아 지난 18일 수사를 개시한 상태다. 지난 12일 특검에 임명된 지 엿새만이다. 조 특검은 수사 시작 당일 곧바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와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을 앞두고 대통령경호처를 속여 비화폰을 지급받고 이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전달한 혐의다. 계엄 이후 자신의 수행비서 역할을 한 민간인에게 관련 서류를 없애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조 특검이 신속하게 김 전 장관을 기소한 것은 12.3 내란의 핵심 주범인 그가 구속만기로 풀려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27일 내란 중요임무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 기소돼 오는 26일 1심 구속기간인 6개월이 끝난다. 앞서 법원은 증거인멸 금지와 주거 제한 등의 조건을 달아 보석 결정을 내렸지만 김 전 장관이 집행정지를 신청하는 등 반발해왔다. 이에 따라 추가 구속 없이 김 전 장관이 풀려나면 증거인멸 등 수사와 재판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조 특검은 김 전 장관을 기소한 데 이어 다음날 법원에 사건 병합과 보석결정 취소,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촉구하는 서면을 제출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 내란 핵심 인사들의 구속만기가 다가옴에 따라 이들에 대해서도 추가 기소에 나설지 관심을 모은다.

조 특검은 임명 직후 대검찰청에 고검 검사급(차장·부장검사) 검사 9명의 파견을 요청하는 등 실무 수사 인력부터 확보하고 본격적인 수사를 준비해왔다.

파견검사와 수사관 등 수사팀 구성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 특검은 19일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과 협의해 박창환 중대범죄수사과장을 비롯한 수사관 31명의 파견을 요청했고, 경찰은 곧바로 이들을 특검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조 특검은 또 내란 사건 재판 공소유지 검사 전원을 포함해 검사 42명을 선정하고 대검에 파견을 요청했다.

가장 먼저 지휘부 인선을 마친 민 특검도 수사팀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민 특검은 지난 15일 8명의 특검보 후보자를 추천했고 대통령실은 17일 이 가운데 부장판사 출신 문홍주 변호사와 검찰 출신인 김형근 박상진 오정희 변호사를 특검보로 임명했다.

민 특검은 4명의 특검보와 함께 18일 박세현 서울고검장, 서울중앙지검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박승환 1차장검사,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 등과 잇달아 면담한 데 이어 19일에도 법무부 장관 직무를 대리하는 김석우 차관,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김준영 경기남부경찰청장 등을 연이어 만났다.

민 특검은 해당 기관이 진행한 김 여사 관련 사건 수사 상황을 파악하고 검사와 수사관 파견 등을 논의했다.

민 특검은 특히 이날 법무부에 금융·선거수사 경험이 있는 부장검사 5명의 파견을 요청했다. 요청 대상자는 채희만 대검 반부패2과장, 한문혁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 송봉준 대검 선거수사지원과장, 인훈 울산지검 형사5부장, 정선제 부산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장 등이다.

이들은 20일부터 출근해 특검 업무를 시작했다.

채 과장은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중인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관련한 김 여사의 고가 목걸이·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 보고라인에 있고, 한 부장은 2021년 서울중앙지검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한 바 있다. 한 부장은 현재 서울고검에서 진행하는 도이치 의혹 재수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민 특검은 이들을 중심으로 16개 의혹을 수사할 수사팀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민 특검은 대한변협에 특별수사관 채용 공고를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도 보냈다.

최대 205명 규모의 김건희 특검 수사팀이 근무할 사무실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 빌딩에 차려진다. 민 특검은 “KT광화문 빌딩 웨스트 중 국가 소유 부분에 대해 특검 사무실로 사용하도록 기재부 사용승인을 받았다”며 “다만 입주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특검은 최대 105명인 순직해병 특검 수사팀이 사용할 장소로 서울 서초동 흰물결빌딩을 확정했다. 이 건물은 과거 이예람 중사 특검팀이 사용했던 곳이다.

이 특검은 지난 17일 대통령실에 8명의 특검보 후보자를 추천했다. 후보에는 군법무관 출신인 류관석 변호사와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이상윤 변호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순직해병 특검법상 대통령은 추천 3일 이내에 특검보를 임명해야하는 만큼 조만간 4명의 특검보가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이 특검은 특검보가 임명되는 대로 검찰, 경찰, 공수처 등과 사건 기록 이첩을 논의하고 인력 파견 협조를 구할 방침이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구본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