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정상들과 ‘파안대소’한 이유

2025-06-20 13:01:20 게재

특유의 유머-공통점 찾기 ‘친밀 화법’ 통해

주요국과 통화 때도 공통 이력 찾아 대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외교 데뷔전을 치른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후일담이 넘쳐난다. 취임 직후 주요국 정상들과 통화할 때부터 드러났던 서로의 공통점을 찾아 이야기를 풀어가고 특유의 유머를 구사하는 이 대통령의 친밀한 화법이 외교무대에서도 통했다는 이야기가 많다. 유난히 타국 정상들과 ‘파안대소’하는 사진이 많이 찍힌 이유이기도 하다.

19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타국 정상들과) 이야기하며 휴지 기간 없이 이야기가 잘 이어져서 모든 정상과 에피소드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 특유의 유머와 재치가 정상회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줬다고 한다.

캐나다 캘거리 도착 후 첫 정상회담을 가졌던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는 소위 ‘빵’ 터지는 순간도 있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것을 잘 봤다고 말했는데, 남아공 대통령이 그 상황을 당시 상황을 재미있게 전달해줬다”고 말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 트럼프 특유의 ‘기습 모욕 외교’의 희생양이 될 뻔하면서 외교가의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학살’ 의혹을 제기하며 영상과 사진까지 들이댔는데 라마포사 대통령은 비교적 차분하게 대처했고, 결국에 마지막에는 두 정상 다 웃으며 마무리될 수 있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선 서로의 공장 노동자 시절을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쌓았다. 이 대통령이 소년공 시절 야구글러브 공장에서 프레스기에 팔을 다친 경험을 꺼냈고 비슷한 경험을 가진 룰라 대통령의 눈물짓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대화 상대와 공통점을 찾아 분위기를 친근하게 이끄는 이 대통령의 화법은 취임 후 이뤄진 주요국 정상과 통화에서도 두드러졌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피습 당한 공통 경험을, 시진핑 중국 주석과는 지방에서 정치를 시작한 경력을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쌓은 바 있다.

이 대통령의 첫 정상외교를 수행한 주변 참모들은 이같은 면모가 향후 외교활동에서 큰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캐나다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격의 없이 끌어가는 면모가 있어서 (쟁점적인) 이슈를 논의할 때도 가벼운 분위기에서 이야기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됐다”면서 “앞으로 (정상외교에서) 좋은 활용소재가 되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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