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시장 양강…후발기업 상업성 하락

2025-06-23 13:00:02 게재

일라이 릴리, 노보 노디스크 시장 주도력 강화 … 후발 진입속도 뒤쳐져 투자 기대치 감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 두 기업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후발기업의 시장 진입으로 얻을 상업성이 떨어질 전망이 나왔다.

23일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바이어·제약 연구원은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의 양강 구도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연구원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2025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오포글리프론, 아미크레틴 등 핵심 비만 치료제 임상 성과를 발표하면서 시장 주도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치료제 대비 높은 체중 감량 효과와 낮은 중단율로 두 빅파마의 굳건한 양강 구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른 후발 기업들의 파이프라인은 개발 및 시장 진입 속도에서 뒤쳐지면서 상업성이 하락할 것으로 분석된다.

비만·대사 치료제 시장을 선점한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2025년 미국당뇨병학회 개막과 함께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일라이 릴리는 4분기에 경구용 저분자 GLP-1 작용제인 오포글리프론의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앞두고 연내 상업화가 예상된다.

금번 ACHIEVE-1 임상 결과(당뇨 환자 대상)에서 40주 복용 시 약 8%의 평균 체중 감량 효과를 달성(비만 환자 대상 결과는 3분기 공개)해 경쟁약물인 리벨서스(약 4~6%) 대비 우월한 효과를 입증했다. 다만 아직 약가는 언급되지 않았다.

노보 노디스크는 GLP-1/amylin 수용체 이중 작용제인 아미크레틴(amycretin)의 글로벌 1b/2a상 결과를 발표했다. 주 1회 주사제(20mg)는 36주 기준 약 24.3%체중을 감량해 터제파타이드(15 mg)의 72주 임상 결과와 유사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경구용은 12 주 기준 약 10% 이상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다. 복용 중단율은 3.2%로 매우 낮다(터제파타이드 22~25%). 3상 진입을 발표했으면 2028년 이후 상업화가 예상된다.

노보 노디스크는 2024년 12월 발표한 카그리세마의 3상(REDEFINE-1) 결과에서 68주 기준 22.7% 체중 감소율을 보인 바 있다. 이번 아미크레틴 임상 데이터 공개로 체중 감량 효과가 두드러지는 신약이 다시 등장했다.

세마글루타이드의 IRA 약가 인하, 비만 치료제의 보험 급여 등재 지연 등 부정적 이슈가 지속되었던 비만·대사 치료제 시장에서 경구형 제제의 신약 출시와 효능이 대폭 상승한 신약들의 임상 데이터가 발표되면서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가 장기적으로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두 기업 모두 MASH 치료 영역까지 GLP-1 작용제들의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비만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할 다양한 기전의 파이프라인 다수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다른 제약사 및 바이오텍이 보유한 GLP-1 기반의 비만대사 치료제 파이프라인은 아직까지 시장 진입 속도, 효능, 안전성, 약물 지속성 등에서 뚜렷한 차별성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권 연구원은 “이러한 점에서 비만대사 치료제 관련 기업들의 투자 매력은 점진적으로 감소할 전망이어서 투자자들의 기대치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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