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K-해양방산 미래 주도
압도적 실적 ‘KDDX 기본설계’
환태평양 벨트화로 거점 구축
HD현대는 올해 5월, 우리나라 해군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해양 방위 산업 전문 전시회인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에서 수출형 호위함, 미래형 전투함 등을 최초로 선보였다.
HD현대는 국내함정 수출함정 미래함정 등 세 가지 테마로 전시 부스를 구성하고, 국내함정 섹션을 통해 자체 설계·건조한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을 비롯해 울산급 배치-Ⅲ 선도함인 충남함, 자체 개발한 원해경비함 등을 선보였다. 수출함정 섹션에서는 필리핀 페루에 수출한 호위함과 자체 개발한 6500톤급 호위함을 최초로 전시했다. 미래섹션에서는 미래함정 콘셉트 ‘HCX 시리즈’의 진화형인 ‘HCX-25’와 인공지능(AI) 기반의 유·무인복합전력 지휘함이 될 ‘기동형 무인전력통제함’, ‘미래형 무인전력모함’, ‘전투용 무인수상정’(USV) 시리즈를 전시해 해양 유·무인복합체계 개발의 선도기업 면모를 보였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도 5월 28일 마덱스 현장을 찾아 전시 부스를 둘러보고 각국 대표단 및 기업 관계자들과 함정 사업 전반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정 부회장은 HD현대 함정사업의 미래비전에 대해 “인공지능 기반의 무인화 자동화 전동화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해양 방위를 넘어 글로벌 해양 안보를 뒷받침하는 최고의 함정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은 마덱스 현장에서 포르투갈 해군과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정비(MRO) 분야 협력확대 협약을 맺고, 포스코·레오나르도·탈레스·KAI·LIG넥스원 등 국내외 방산업체와도 잇따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존하는 국내 최신예 이지스함(세종대왕급, 정조대왕급)의 기본설계를 주관한 국내 유일의 조선사다. 또한 압도적인 건조 실적을 기반으로 ‘한국형 차기 구축함’ KDDX 사업의 기본설계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KDDX는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으로 사업비만 총 7조8000억원에 달한다. 선체부터 전투 체계, 레이더 등 함정에 들어가는 모든 기술이 국내 기술로 이뤄지는 고난이도 사업이다.
HD현대중공업은 36개월간 KDDX 기본설계를 수행하며 합참으로부터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KDDX 기본설계에는 미래함정 8대 특화 기술을 비롯한 29개의 최신 함정기술이 적용돼 우리 해군의 작전능력을 대폭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1976년 대한민국 최초의 국산 전투함이었던 울산함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울산급 호위함 배치-Ⅰ/Ⅱ/Ⅲ를 모두 건조했다. 스텔스 기법이 적용된 4400톤급 구축함(KDX-Ⅱ)을 건조한 데 이어 2007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7000톤급 이지스구축함(KDX-Ⅲ B-Ⅰ)의 자체 설계·건조에 성공했다. 또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정조대왕함급(KDX-Ⅲ B-Ⅱ) 이지스 구축함까지 건조하며 수상함 분야 국내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HD현대중공업은 1987년 뉴질랜드 군수지원함 ‘엔데버’(Endeavour)함을 시작으로 방글라데시 베네수엘라 필리핀 등 세계 각국에도 함정을 수출해왔다. 한국이 해외로 수출한 40여척 함정 중 18척을 건조해 최다 수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현지 방산 기업들과의 협력 또한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7월엔 국내 최초로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을 체결하며 연 20조원의 미 해군 함정 MRO 시장에 진출했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등 권역별 해외거점을 구축하는 ‘환태평양 벨트화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