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시 고덕비즈밸리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
강동구 창업기업 공간 지원만 37곳
주민 일자리 창출, 청년인구↑효과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을 것 같아요. 사무실 쾌적하지 보안 잘돼있지…. 임대료는 없고 관리비만 부담하면 돼요.”
지난 2023년 친환경 조립식 가구를 만드는 ‘분트카키’를 창업한 백승민 대표는 “강동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했는데 예비창업자 시절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고 창업한 뒤 공간까지 얻게 됐다”고 말했다. 고교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대학생활 등을 하다가 10여년만에 귀국하면서 전과는 확 달라진 동네를 마주했는데 지역발전 수혜를 입게 됐다. 백 대표는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시설과 어려운 주민들을 위한 창구가 많아졌다”며 “정책 수혜를 많이 받은 만큼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지역 소상공인 공예품에 디자인을 더하는 방식으로 되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24일 서울 강동구에 따르면 고덕동 345번지 일대에 조성 중인 고덕비즈밸리는 23만4523㎡ 규모 산업 복합단지다. 비즈니스 쇼핑 문화 등 자족기능을 고루 갖추고 있어 서울 동부권 성장 핵심축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무엇보다 지역사회와 상생, 함께 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3월 20번째 기업이 입주하고 4월 30만1337㎡ 규모 공간에 64개 점포가 입점한 대규모 유통 복합시설이 개장하기까지 강동구에서 선제적 지원을 했다. 시내버스 노선을 신설했고 마을버스를 추가 투입하는 등 교통부터 챙겼다. 구는 오는 9월까지 교통대책 전담반(TF)을 운영하며 필요한 사항을 검토할 예정이다. 주차 도로 공원 녹지 등 지원과 함께 입주 예정 기업 4곳까지 포괄하는 실무협의회를 분기별로 개최해 협업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당초 약속했던 지역사회 기여 계획에 따라 주민과 창업자들을 위한 다양한 공간으로 화답하고 있다. 창업지원 공간만 7개 기업이 37개를 내줬다. 현재 분트카키를 비롯한 청년기업과 사회적경제기업까지 29곳이 입주 기업을 본보기로 삼고 꿈을 키워가고 있다. 토종 농산물을 활용한 건강식품 개발 업체, 소상공인과 지역 주민을 연결하는 쇼핑몰, 반려동물 용품 기획·판매 업체 등이다. 백승민 분트카키 대표는 “유통기업이 많은 만큼 초기기업 제품을 소개하고 청년들이 기업에 활력을 더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8개 기업은 주민에게 회사 내 공간을 내줬다. 건축자재도서관 건강도서관 정보통신기술체험관부터 북카페 교육장 회의실 강당 쉼터 등 다양하다. 주민에게 할인혜택을 주는 키즈카페도 있다.
지난 2022년 입주를 시작하면서 지난해 말까지 새롭게 일자리를 얻은 주민은 580명이다. 사무·연구직 78명, 기술직 123명 등이다. 세계적인 가구회사 이케아는 지난 3월 기준 채용 인원 187명 중 43%에 달하는 80명을 강동구 주민으로 선발했다. 구 관계자는 “전문직 일자리가 많아 20~40대 인구가 유입되는 효과가 있다”며 “청년들이 선호하는 기업과 매장이 들어서고 제이와이피(JYP) 신사옥까지 조성되면 청년인구 유입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이밖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사회와 함께한다. 저소득 취약가구를 위한 도시락, 장학금과 희망디딤돌 기금, 다자녀가정 양육비 후원 등이다. 지난 2021년부터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에 보탠 후원 물품은 2억5000만원 상당이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고덕비즈밸리가 본격적으로 완성되는 원년인 만큼 입주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고덕비즈밸리가 강동을 넘어 동부 수도권 경제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