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운임 11일 사이 109% 폭등

2025-06-24 13:00:03 게재

중동 역내 긴장도와 비례

휴전 후 조정국면 주목

미국행 ‘컨’운임 대폭 하락

전쟁은 불확실성을 키우고 그 사이에서 웃는 자와 우는 자도 극명하게 갈린다. 미사일이 오가고 초대형 벙커버스터가 지하 핵시설을 타격하는 고강도 전쟁과 총탄없이 벌이는 관세전쟁 속에서 세계 해운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4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해진공)에 따르면 중동에서 극동아시아로 오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운임지수(WS)는 23일 기준 91.4포인트를 기록, 12일 43.6포인트에 비해 109.6% 폭등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이란 전쟁 이후 세계 유조선 운임이 두 배 수준으로 치솟은 것이다.

같은 기간 하루 용선수익(TCE)은 2만2764달러에서 7만5941달러로 233.6% 올랐다. 지난 16일 4만5879달러를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4만3000달러를 넘어선 이후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란이 미국의 공습에 절제된 대응을 하며 외무장관을 통해 “역내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발표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이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세계 원유시장과 유조선 운임도 다시 조정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근월물 가격은 미 동부시간 오후 1시 46분 배럴당 69.40달러로 전장 대비 6.0% 떨어졌다.

세계 컨테이너해상운송 시장은 다시 하락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이다. 특히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태평양항로 운임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

23일 해진공이 발표한 부산발 K-컨테이너운임종합지수(KCCI)는 일주일 전보다 4.1% 감소한 2711포인트를 기록했다.

부산항을 출발하는 13개 글로벌 항로 중 북미서안 북미동안 동남아 등 7개 항로 운임이 내렸고 북유럽 중동 등 6개 항로 운임은 올랐다. 북미서안 항로는 19.5% 급락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20일 발표한 상하이컨테이너해상운임지수(SCFI)는 일주일 전에 비해 10.5% 떨어진 1869.6포인트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휴전 이후 5주 연속 상승세를 끝내고 일주일 전 6.8% 하락한 후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해진공은 이날 발행한 주간시황보고서에서 “경제와 소비회복이 동반하지 않은 단기 운임급등은 공급(선복량 투입) 확대와 함께 빠르게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중동 역내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컨테이너화물은 전체의 2~3% 수준에 불과해 컨테이너선 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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