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채용시장 ‘중고신입 우대’
대한상의 채용시장 분석 … 기업 97.4% “경력 우대”, 대졸청년 54% “진입장벽”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가 최근 발표한 ‘상반기 채용시장 특징과 시사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채용시장을 신입보다는 경력, 연봉 미스매치, 비수도권 인식 전환환으로 요약했다. 이는 대한상의가 대졸 청년 구직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졸 청년 취업인식조사와 민간 채용 플랫폼의 채용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24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첫 번째 특징은 뚜렷한 경력 선호 현상이다. 구직자가 많이 찾는 한 민간 채용 플랫폼에 올라온 상반기 채용공고는 현재까지 14만4181건으로 나타났다. 경력 채용만을 원하는 기업은 전체 82.0%, 신입 또는 경력을 원하는 기업은 15.4%였다. 반면 순수하게 신입직원만을 채용하는 기업은 전체의 2.6% 수준이었다.
대졸 청년 구직자 53.9% 역시 취업진입장벽으로 ‘경력 중심 채용’을 지목했다. 33.5%는 ‘인사적체로 신규채용여력 감소’를 꼽았다. ‘인공지능 등 자동화로 인한 고용규모 축소’라는 응답도 26.5%에 이르렀다.
두 번째 특징은 구직자-구인기업간 연봉 미스매치다. 상반기 대졸 청년 구직자의 희망 연봉수준은 평균 402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입을 원하는 구인기업 채용공고상 평균 연봉수준인 3708만원보다 315만원 높은 수준이다. 신규 구직시장의 어려움에도 청년들은 더 큰 기업 일자리에 대한 선호는 여전했다. 이들의 62.2%는 “중견기업(33.8%)과 대기업(28.4%) 취업을 희망한다”고 답한 반면, “중소기업(11.4%)이나 벤처 스타트업(3.5%) 취업을 원한다”는 응답은 14.9%에 불과했다.
마지막 특징은 청년들의 비수도권 취업에 대한 인식 변화 조짐이다.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거주 신규 구직자의 63.4%는 “좋은 일자리가 전제된다면 비수도권에서도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비수도권 취업을 위한 조건으로 ‘높은 급여 수준’(78.9%)이 가장 높았다. 양질의 복지제도(57.1%), 워라밸 실현(55.8%), 고용 안정(42.5%), 커리어·직무역량 개발(29.1%)등이 뒤를 이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메가 샌드박스’ 도입이 필요한 때임을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기업을 끌어들일 파격적인 규제혁신, 과감한 인센티브, 글로벌 정주여건, AI 인프라 등을 조성해 기업을 유인하고 민간주도형 글로벌 도시에서 청년들이 밝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터전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