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미국 관세부과 가장 큰 타격

2025-06-30 13:00:09 게재

인슈리파이 “차량가격 21~22% 인상요인 … 테슬라는 3% 인상에 그칠 듯”

현대차·기아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11%를 달성했다. 미국정부의 수입차 관세부과 속에도 현지에서 차량가격을 올리지 않은 효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현대차·기아가 미국 관세부과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자동차업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반기에는 가격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29일 시장조사업체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5월 미국에서 총 75만2778대를 판매했다. 누적 시장점유율이 처음으로 11.0%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점유율보다 0.5%p 올랐다. 현대차는 40만116대로 5.8%, 기아는 35만2662대로 5.2%를 기록했다.

이러한 호실적은 현대차그룹이 관세부과 전후 상황을 잘 활용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3~4월에는 찻값 인상에 대비해 차량구매를 서두른 미국 소비자들의 ‘패닉 바잉’에 잘 올라탔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관세에 대비한 선제적인 밀어내기로 재고를 확보해둔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하반기에도 현재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하기엔 불확실성이 크다. 관세 발효를 앞두고 비축했던 ‘비관세 재고’가 소진되면서 미국 판매가격 인상 압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보험비교 쇼핑 웹사이트 인슈리파이(Insurify)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주요 자동차 브랜드와 가장 많이 팔린 신차 100대를 대상으로 관세부과가 판매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뷰익 현대차 기아가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브랜드로 나타났다. 관세부과로 뷰익과 현대차는 각각 22%, 기아 21%의 판매가격 인상요인이 발생한다고 예측했다.

뷰익은 GM의 계열사로 미국브랜드지만 많은 모델을 중국과 한국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도 미국에 생산시설을 갖추곤 있지만 판매모델과 부품 상당부분이 한국에서 수입되기 때문에 인상요인이 높다는 것이다.

이어 BMW 19%, 마쓰다 19%, 렉서스 17%, 스바루 16%, 쉐보레 15% 순이었다. 반면 포드와 테슬라는 각각 6%, 3% 인상요인이 발생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생산 대부분을 프리몬트와 오스틴공장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새로운 관세규정에서 수혜를 입는 것으로 예상됐다.

인슈리파이는 “관세는 판매가격 상승뿐 아니라 신차의 평균 보험료 인상요인”이라고 내다봤다.

관세로 자동차 부품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보험사들은 모든 모델의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할 수 있으며, 고가 차량일수록 신차의 보험료 인상폭은 커질 전망이다.

가장 많이 팔린 신차 100대를 기준으로 하면 관세로 인해 평균가격이 약 15%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또 관세부과 전 5%였던 일반차량 보험료가 연말까지 9%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베스트셀러 신차 100대 중 22대는 판매가격이 25% 상승할 전망인데 여기에는 △도요타 RAV4 △쉐보레 트렉스 △스바루 포레스터 △현대차 엘란트라 △현대차 펠리세이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등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차가 관세부과 리스크를 얼마나 상쇄하며, 판매가격 인상시점을 언제로 잡을지, 하반기에도 점유율 상승세를 이어갈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과의 통상협상에서 자동차 관세협상을 어떻게 이끌어낼지가 핵심 변수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3월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증설을 통한 생산량 확대와 루이지애나 일관제철소 건설 등 총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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