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6일 “미국에 가서 한반도 평화에 관한 협의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한미정상회담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며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위 실장은 특히 북미·남북 대화 관련 논의 가능성에 대해 “여러 가지 얘기를 해볼 텐데 우선 미국 측하고 협의를 해보고자 한다”면서 “유엔에도 협의를 해보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또 “그동안 한일관계, 한미일관계에 대해 많은 진전을 봤고 한중 간에도 관계복원 진전이 있었다”면서 “성과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문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논의했기 때문에 역할 조정 어떻게 추진해나가고 어떤 방안을 공조하는 게 좋을지 협의해 나갈 것”이라면서 “그렇게 해서 북한을 대화 과정에, 긴장 완화 과정에 견인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평화 문제 외에도 한미 공동 팩트시트(Joint Fact Sheet·공동설명자료) 관련 후속조치도 주요하게 논의될 예정이다.

위 실장은 “팩트시트가 만들어진 지 한 달 여 됐고, 그동안 우리 쪽에서 TF 를 결성해 준비를 해왔다”면서 “사안이 농축재처리나 핵잠, 조선 등 비중이 큰 사안들이고 여러 부서가 관련되기 때문에 한미 양측 간에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안보보좌관이나 안보실장 차원에서 대화함으로써 실무선의 후속 협의를 촉진하는 어떤 추동력을 줄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가안보실은 한미 간 합의 이행을 위해 △농축 우라늄 관련 태스크포스(TF) △핵추진잠수함 TF △국방비 예산 TF 등을 구성해 실무 준비를 해왔다.

이어 “우리가 그동안 해온 준비 동향을 공유하고, 한미가 앞으로 어디로 나가야될지를 가늠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과 미국 내에서 한국 핵개발 관련 우려가 있는 점에 대해 위 실장은 “후속조치를 하려면 많은 실무협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가 유의할 점은 핵 비확산에 대한 신뢰를 줘야 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핵잠 관련 논의 상황에 대해선 “우리쪽에서는 국방부에서 주로 맡아 보게 되는데 미 측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논의해 보고자 한다”면서 “핵잠을 추진하려면 법적인 절차도 필요하고 의회와 관련 사항도 있어서 그런 문제도 짚어 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위 실장은 방미 기간 동안 마코 루비오 국무부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할 예정이다. 위 실장은 이들과 만나 실무 논의에 동력을 더하는 동시에, 일부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직접 조율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한편, 위 실장이 미국과 협의를 통해 한반도 평화 문제에서 전면에 나서게 될 경우 이른바 자주파·동맹파 간 갈등 양상이 어떻게 심화될지도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북정책과 관련한 통일부, 외교부 간의 갈등이 일부 불거진 데 대해 위 실장은 “그런 우려를 듣고 있다”면서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많은 논의를 하고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이후에도 개별적 부처의 의견 나온 건 맞지만 항상 NSC에서 최근 사항도 조율한다”면서 “그런 과정은 계속 진행할 것이다. 정부가 원보이스로 대처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