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해병·주민’ 상생길 찾았다
장갑차 이동땐 차량 못다녀
권익위 2차로→4차로 조정
“군의 장갑차가 이동하면 일반 민간 차량이 못 다녀요.”
지방도 929호선 중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마현리 장기초등학교에서 양포리 양포삼거리까지 2차로 3.6㎞구간. 장갑차 등 대형 군용차량이 이동하면 일반 주민들의 차량이 통행할 수 없어 주민불편이 끊임없이 제기된 곳이다.
특히 인근 대규모 산업단지와 포항시내로 출·퇴근해야 하는 주민들은 교통정체로 고통이 컸다.
경북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6월 오천읍 세계교차로에서 장기면 창지리 학삼삼거리까지 7.3㎞에 이르는 구간을 4~6차선으로 확장했고, 지난 2023년 12월에는 장기면 창지리 학삼삼거리에서 마현리 장기초등학교까지 3.5㎞구간을 왕복 2차로와 추월차로 1차로(2+1)로 확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민원이 많았다. 지난 4월 포항시 남구 장기면 33개 마을 이장과 수성사격장대책위원회는 수성사격장 소음피해 민원으로 현장을 방문한 국민권익위원회에 해병대와 주한미군 때문에 지방도 929호선 이용이 어렵다며 4차로 확장을 요구하는 집단 고충민원을 신청했다.
국민권익위는 지난 27일 경북도 국방부 해병대사령부 등 관계기관, 주민 등과 협의한 결과 경북도가 현재 공사 중인 학삼삼거리에서 장기초등학교까지 구간을 ‘2+1’차로에서 4차로로 변경토록 조정했다.
국민권익위는 또한 장기초등학교에서 양포삼거리 구간은 경북도 국방부 해병대사령부 등 관계기관이 사업비를 분담하는 조정안을 마련했다.
박종민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번 조정을 통해 장기면 주민들의 해묵은 민원을 해결할 수 있게 됐고 해병대와 주한미군의 사격훈련 여건도 보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배용수 경북도 건설도시국장은 “조정과 중재를 위해 노력한 국민권익위와 협소한 도로때문에 통행에 불편을 겪으면서도 국가안보를 위해 군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아끼지 않은 장기면 주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