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가켐 계속 진화 “2027년까지 파이프라인 20개 확보”

2025-07-02 13:00:04 게재

ADC 중심으로 경쟁력 증명 중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중심으로 2~3년 내 파이프라인 20개 이상을 확보하겠다고 1일 밝혔다. ADC는 암세포를 탐색하는 항체와 암세포를 파괴하는 페이로드가 연결체인 링커를 통해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차세대 항암제다. 리가켐은 항체 특정 부위에 약물을 정밀하게 붙일 수 있는 기술 ‘콘쥬올(ConjuALL)’을 자체 개발했다. 정상 세포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높은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용주 리가켐바이오 대표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한 ‘리가켐바이오 글로벌 R&D 데이 2025’에서 “임상 단계에 들어간 프로젝트는 5건으로 2027년까지 추가로 약 15건을 진입시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리가켐은 단일클론항체(mAb) ADC, 이중항체 ADC, 듀얼 페이로드 ADC 등을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술이전도 함께 추진한다. 김 대표는 “새로운 페이로드 개발에도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약물을 계속 사용하면 내성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신규 페이로드가 필요하다.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등을 통해 페이로드 발굴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리가켐은 신규 후보물질을 빠르게 발굴하고 자체 임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채제욱 사업전략담당 부사장은 “후보물질 개발 속도를 2배 올려 연간 2개 발굴에서 4~5개로 늘릴 것”이라며 “자체 임상과 기술이전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빅파마와의 추가 기술이전 계약에 대해서는 채 부사장은 “임상·전임상 단계 ADC, ADC 플랫폼 등 여러 자산을 아우르는 ‘빅 패키지 딜’ 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리가켐은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최대 9400억원 규모 ADC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노바락바이오테라퓨틱스와는 ADC 후보물질 개발을 위한 신규 타깃 항체 기술도입 계약을 맺었다. 지금까지 존슨앤존슨(J&J)의 자회사 얀센 등과 총 14건의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

이날 리가켐은 현재 임상시험 현황도 공개했다. LCB84(Trop-2 ADC)는 삼중음성유방암과 비소세포폐암 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 시험을 마쳤으며, 올해 안에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LCB14는 2025년 중국 신약 승인 신청 후 2026년 상업화가 기대되는 첫번째 출시 가능성이 유력한 ADC 파이프라인이다. 초기 임상결과에서 유방암뿐만 아니라 난소암, 담낭암, 식도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도 반응을 보여 개발 확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ADC 항암제인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를 투약받았지만 재발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 진입을 준비 중이다.

미국 넥스트큐어와 공동 개발 중인 LNCB74는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국내 에이비엘바이오와 함께 개발 중인 CS5001은 글로벌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중국 파트너사인 씨스톤이 해당 물질의 글로벌 기술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리가켐은 ADC에 기존 세포독성 약물 대신 면역을 활성화시키는 약물을 넣는 ‘면역조절항체접합체(AIC)’도 개발 중이다. 면역조절제를 이용해 종양 주변의 억제된 면역환경을 다시 활성화시켜 항암 효과를 높이려는 기술이다.

리가켐은 기존 ADC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기술력이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ADC를 개발하려면 암세포를 찾는 항체와 페이로드(약물) 그리고 이 둘을 이어줄 링커가 필요하다. 기존 글로벌제약사들은 그 링커가 안정적이지 않다.

채 부사장은 “리가켐은 기존 항암제와 비슷한 효과를 유지하면서 독성은 줄여 부작용으로 인해 사용이 제한됐던 기존 치료제를 대체할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가켐바이오의 전체 기술이전 규모는 공개된 계약 기준으로 약 9조6000억원에 이른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는 박세진 사장은 “신규 기술이전을 통해 자체 상업화까지 진행할 수 있는 신약 R&D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자체 임상 임상 진행 보다는 글로벌 기술이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향후 자체적으로 신약 개발부터 상업화까지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김규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