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허점 많은 석면관리 공정한 관리제도로 거듭나기

2025-07-03 13:00:06 게재

2009년 11월 김장용 소금에서 석면 검출로 문제가 됐던 적이 있다. 염전 소금창고가 슬레이트로 지어진 게 원인이었다. 그 후 슬레이트 지붕 처마에 달린 고드름에서도 석면이 검출되고 슬레이트지붕의 낙숫물에서도 다량의 석면이 빗물에 섞여 배출되고 있는 것이 잇따라 밝혀졌다.

우리나라는 2009년과 2012년에 각각 관련 법 개정과 제정을 통해 석면관리를 시작했다. 현재의 석면제도를 보면 겉으론 잘 가꾸어진 정원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훓어보면 밑동부터 부실한 나무가 빼곡한 그런 모습이다.

석면은 자재별로 비산위험성의 차이가 있다. 가장 위험한 석면자재는 분무재 석면과 환기덕트에 사용된 석면포 가스킷을 들 수 있다. 이들 석면자재를 위험한 석면자재로 분류하는 까닭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서져 비산되기 때문이다. 만약에 이들 석면자재가 노후된 상태라면 위험성은 훨씬 더 심각한 상태로 커지게 된다. 이런 석면이 사용된 곳은 전문적으로 꼼꼼하게 관리하게 되어 있다 하더라도 관리상 실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마음을 놓기 어렵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주요시설에 이와 같은 위험한 석면들이 도처에 널려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서울지하철에도 위험한 석면 남아

환경부의 석면관리종합정보망에 따르면 하루 660만명이 이용하는 서울지하철의 경우 아직도 지하철역에 석면포가 사용된 환기덕트가 수두룩하고 분무재 석면까지 남아있는 곳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석면자재가 존재하는 역들도 부지기수다.

또 다른 주요시설 중에는 세종문화회관엔 분무재 석면과 석면포가 대량 사용되어 있고, 서울대학교병원은 어린이병동 등 주요 병원건물에 분무재 석면과 석면포 가스켓이 있는 것으로, 서울시청 근처의 P호텔, K호텔, 여의도 S교회에도 분무재석면이, H백화점 및 L백화점과 대형마트에도 분무재 석면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가 하면 KBS방송국엔 분무재석면과 석면포가스켓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심지어는 국회 본관에도 분무재석면이 있으며, 서울고등법원 건물 등에도 분무재석면과 석면포가스켓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지역만 대충 파악해도 이처럼 위험스런 곳이 많다.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에 위험한 석면이 남아 있는 것은 아주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행이도 이들 다중이용시설과 공공건축물은 석면안전관리법상 관리대상에 해당돼 이미 석면조사가 되어 있고, 그에 따라 관리되고 있어서 주기적으로 관리만 잘 한다면 그나마 안심이다. 그러나 나머지 건축물들은 석면조사 자체가 안돼 있어 어디에 어떤 석면이 있고 상태가 어떤지 알 수 없다.

현행 법령에서 전체 건축물의 약 1% 정도밖에 안되는 다중이용시설과 공공건축물만 석면관리대상으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약 99%에 해당하는 건축물은 노후된 분무재석면이나 석면포 환기덕트와 같은 위험한 석면자재가 있어도 또 노후화로 석면비산 위험성이 높은 상태라 할지라도 석면관리대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관리하지 않는다.

효율적 석면관리 위해 관련법 통합해야

현 석면관리제도는 관리상 큰 허점이 많다. 석면관리 대상을 재조정하여 확대하고 효율적인 석면관리가 되도록 관리부처와 관련법을 통합하여 일원화 하여야 한다. 또 모든 국민이 석면으로부터 건강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차별없는 공정한 관리제도로 거듭나야 한다.

최학수 환경안전보건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