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의혹 정점 한학자 총재 정조준

2025-12-17 13:00:14 게재

김건희특검 대상 압수수색 마무리 단계 … 전재수 ‘통일교 축전’ 확보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경찰은 사흘 연속 수사관을 파견해 확보한 디지털 자료 복제에 나섰고,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전날 오후 11시쯤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대한 실질적인 압수수색 작업을 종료했다. 다만 확보한 디지털 증거물의 복제(이미징) 작업 등에 물리적인 시간이 소요돼 이날은 소수 인력만 현장에 파견해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식적인 압수수색은 전날로 마무리됐다”며 “기술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후속 작업만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정치권 인사들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첫 강제수사에 나선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국본부 로비에 한학자 통일교 총재(오른쪽)와 고 문선명 통일교 총재 사진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앞서 김건희특검은 지난해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통일교가 정치권 인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특검은 해당 사안이 수사 범위를 벗어난다며 윤 전 본부장의 진술 내용 등을 사건 기록으로 정리해 지난 1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첩 과정에서 특검이 수사 중 생산한 일부 자료가 누락됐다고 판단, 지난 15일부터 자료 확보를 위해 특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왔다.

전담수사팀은 또 구치소 접견 조사에 나서는 등 한 총재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압수한 통일교 내부 보고 자료 등을 토대로 한 총재를 상대로 로비 의혹의 실체를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통일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면서 한 총재를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영장에 적시했다.

정치권 로비 의혹과 관련해 통일교측은 교단 2인자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전담수사팀은 통일교의 의사결정 구조상 한 총재의 허락 없이 로비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통일교 로비가 한 총재의 구체적인 지시에 따른 조직적 뇌물 공여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의혹의 발단이 된 윤 전 본부장은 최근 “돈을 준 적도, 만난 적도 없다”며 기존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이 확보한 통일교 내부 문건에는 윤 전 본부장이 한 총재와 로비 대상자 간 면담을 주선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규환 전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도 “한 총재와 윤 전 본부장이 천정궁에서 김 전 의원에게 현금 3000만 원이 든 상자를 전달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전담수사팀은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국회의원실과 부산 지역구 사무실, 자택, 세종시 장관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통일교 행사 관련 축전을 확보했다. 다만 통일교측이 전 전 장관에게 전달했다는 명품시계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 전 장관은 “통일교로부터 어떠한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국회의원으로서 다양한 종교 행사에 참석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설령 통일교측 자금이 있었다 하더라도 불법 자금이 아닌 적법한 정치 후원금 범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전 전 장관측 설명이다.

한편 통일교가 정치인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접촉을 이어온 정황도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

세계 각국 국회의원 관리를 목적으로 설립된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 명의로 김규환 전 의원에게 고문료 을 지급한 내용이 담긴 문건이 공개됐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측은 “합법적으로 받은 돈”이라고 해명했다.

정치인 면담 활동 내역이 담긴 통일교 내부 자료도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공개된 자료에는 전·현직 의원 23명에게 한학자 총재의 자서전을 전달했고, 약 70명의 이른바 ‘VVIP’와 간담회를 진행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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