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요양보호사 전문 양성으로, 요양인력 부족 해결 돌파구”

2025-07-08 13:00:05 게재

코리아케어요양보호사교육원 … 10개국 외국인 요양인력 양성

“노인 복지-돌봄 분야에 관심이 많아 요양 기술과 지식을 배워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지난달 요양보호사 자격 시험에 합격하고 교육원의 도움을 받으며 취업 준비 중인 하티 투안(베트남. 30세)의 말이다.

“요양보호 일과 신학 공부를 하면서 7~8년 후에 고국으로 돌아가 관련 활동을 하고 싶어 현재 코리아케어요양보호사교육원에서 배우고 있다.” 올해 안에 요양보호사 합격을 목표로 공부 중이라는 제이크(케냐. 27세)의 말이다.

서울 광진구에 서울시 승인을 받은 ‘외국인 전문 국가자격증 교육기관’이 있다. 바로 ‘코리아케어(Korea Care)요양보호사교육원’이다. 올해부터 유럽, 북미, 베트남, 인도네시아, 러시아, 중국, 아프리카 등 10여개국에서 유학을 와서 서울대(대학원)와 고려대 등을 졸업한 성실하고 젊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요양보호사로 양성하고 있다.

8일 한종수 코리아케어요양보호사교육원장은 “국내 요양보호사 자격을 따서 취업하는 경우가 20~30% 정도 된다. 요양원에서 필요한 요양보호사 1인당 노인 2.1명인데 부족해 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만 해도 3만8000명 정도 부족하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만으로는 요양보호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국인이 국내에서 요양보호 활동을 할 수 있게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기관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한종수 코리아케어요양보호사교육원 원장

◆요양인력 고령화에 2027년 7만9000명 부족 = 정부는 지난해 6월 ‘요양보호 분야 전문 외국인근로자’ 확대 정책을 추진했다. 국내 요양보호사의 고령화 등으로 인해 돌봄인력 공급이 부족해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한 젊고 전문적인 외국인 근로자 활용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요양보호사 평균연령은 2023년 12월 기준 61.7세이고 2027년 7만9000명정도 부족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학 졸업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요양보호 분야 취업을 허용하는 특정활동(E-7) ‘요양보호사’ 직종을 신설하고 연 400명 범위 내에서 2년간 특정활동 자격 취득을 허용하는 시범사업도 추진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월 ‘요양보호사 양성지침’을 개정해 국내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을, 지난해 7월부터는 재학 중인 경우에도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한 법무부는 국내 대학 졸업 외국인 유학생이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요양시설에 취업할 경우 특정활동 자격 취득을 허용했다. 또 방문취업(H-2) 동포가 요양보호사 자격을 취득할 경우 체류기간을 계속 연장할 수 있는 재외동포(F-4)로 자격변경을 허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사업이 시작된지 1년을 넘지 않았고 홍보가 부족한 결과, 이 비자를 받은 외국인은 6명에 불과하다.

한 원장은 “한국 젊은 층의 요양보호인력 신규 진입이 거의 없는 가운데 외국인의 요양보호사 활용은 특히 지방 요양기관의 계속 운영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 원장에 따르면 교육원에서 교육받고 있는 외국인의 경우 국내 대학 재학·졸업자이거나 석사 등 학력이 높다. 특히 베트남 인도네시아 출신 등은 대가족문화 속에서 성장해 어른들에 대한 공경심도 갖고 있어 노인 요양 활동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장점이 있다.

지방 요양원 운영자 입장에서도 요양인력 확보의 어려움으로 운영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지고 있어 외국인 요양보호사들의 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외국인 맞춤형 교육으로 자격취득, 취업 도움 = 코리아케어요양보호사교육원은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 과정을 돕는다. 외국인 학생 출신이지만 대부분 한국어에 대한 기본 실력을 갖추고 있어 요양보호 관련 교육 수업을 받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특이 용어나 표현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외국인 수강생에 맞춰 설명 강의가 진행된다. 박윤영 교수는 “요양서비스인 ‘급여’ 등 제도 용어를 설명할 때는 다양한 방법으로 예를 들어 설명하기도 하지만 수강생들의 학력수준이 높아 강의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외국인 맞춤형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원에서는 외국인수강생들에게 한국어 교육과 문화 이해 과정도 안내한다. 수강생들이 자격 취득 후 현장에서 사용하는 한국말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도 교육원 안에서는 한국어로 대화하는 규칙도 있다. 실제 요양 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실습 중심 교육도 진행한다.

그리고 비자 및 취업 연계 안내도 한다. 교육을 마친 후 원하는 경우 국내 요양보호사로 취업할 수 있도록 취업처 연계와 면접 준비를 돕는다. 나아가 국내 요양보호 제도나 돌봄 정책, 비자 관련 최신 정보를 수강생들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외국인 교육생들이 코리아케어교육원을 통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우리나라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얻을 기회가 높아진다. E-7 비자 및 F-5 영주권 신청을 통해 영구적인 거주와 가족 동반까지 가능해진다.

한 원장은 “한국사회의 고령화 문제 해결에 참여하고 자신들은 요양보호사로서 전문성과 경력을 쌓아가면서 한국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상생의 기회”라고 말했다.

또 한 원장은 “다양한 국가 출신의 외국인이 한국인의 돌봄을 위해 활동하고 우리의 이웃이 되어가면서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다원주의와 문화 간 소통도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김규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