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성남 스토킹 살인사건이 던지는 질문

2026-07-14 13:00:09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최근 성남에서 전 연인의 스토킹을 신고한 60대 여성이 살해됐다. 피해자는 접근금지와 연락금지 명령을 받았고 신변보호용 스마트워치도 지급받았다. 경찰도 신고 접수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끝내 피해자를 지키지는 못했다.

이번 사건은 정부의 스토킹 대응체계에 의문을 남겼다. 사건 당시 정부가 운영하던 보호장치 대부분이 작동했는데도 범행은 막지 못했다. 현행 제도 안에서 가능한 조치는 대부분 이뤄졌지만 결과는 달랐다. 그만큼 이번 사건은 현장대응보다 제도 자체를 돌아보게 한다.

현행 대응체계는 신고 이후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접근금지와 연락금지 명령을 내리고 신변보호 장치를 지원한다. 하지만 접근금지 명령은 이를 무시하고 접근하는 가해자를 물리적으로 막지 못한다. 스마트워치도 긴급상황을 알리는 장치일 뿐 범행 자체를 막지는 못한다. 피해자가 위험을 인지하고 신고해야 국가의 대응이 시작되는 구조다.

스토킹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다가서는 순간 현실이 되는 범죄다. 경찰이 아무리 신속하게 출동해도 가해자는 그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피해자 보호만으로는 계획적인 범행을 막기 어려운 구조다.

이 같은 현실은 특정사건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관계성 범죄 신고는 43만9382건으로 전년보다 23.1% 늘었다. 스토킹 범죄는 4만4687건으로 39.9% 증가했다. 가정폭력과 교제폭력도 함께 늘었다. 관계성 범죄가 늘어나는 만큼 대응체계도 현실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정부도 대응체계를 손질하고 있다. 지난 3월 경기 남양주에서는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스토킹 가해자가 사실혼 관계였던 여성을 출근길에 살해했다. 정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관계부처TF를 구성했다. 13일에는 교제폭력 대응 입법, 경찰·법무부 공동 대응체계 구축, 위치정보 제공, 민간경호와 지능형 CCTV 확대 등 20개 과제를 발표했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일선 경찰관들도 경찰 대응만으로 모든 스토킹 범죄를 막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의심만으로 신병을 확보할 수 없고, 영장을 신청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고위험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대응의 중심도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서 고위험 가해자의 접근을 막는 쪽으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

성남 사건은 피해자를 어떻게 더 보호할 것인가만 묻지 않는다. 고위험 가해자를 어떻게 관리하고 범행 기회를 줄일 것인지도 함께 묻고 있다. 정부는 새로운 대책을 내놨다. 이제 남은 것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새 대책의 실효성 여부는 성남 사건이 마지막이 될 때 제대로 평가받을 것이다.

장세풍 기획특집팀 기자

장세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