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사람·가축·농산물 모두 비상

2025-07-11 13:00:04 게재

건설현장 온열질환 사망 발생, 야외활동 많은 농업인도 주의 … 가축농산물 공급에도 악영향

때이름 폭염으로 건설현장과 농촌에 온열질환 비상이 걸렸다. 야외 활동이 많은 건설현장 근로자와 농업인들이 최근들어 폭염에 쓰러지면서 정부는 의무 휴식 등 강력한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1일 정부와 건설·농업계에 따르면 7일 경북 구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20대 외국인 근로자가 쓰러져 사망했다. 구조대가 도착해 측정한 이 근로자의 체온은 40.2도였다. 당일 구미시 최고기온도 38.3도에 달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온열질환을 사망 원인으로 추정했다.

건설업은 최근 6년간 온열질환 산업재해 승인 비중이 48%에 달해 전체 업종에서 가장 높았다. 야외작업이 많은 건설현장에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온열질환자 발생 장소는 대부분 실외(81.1%)였다. 특히 작업장(28.7%), 논밭(14.4%), 길가(13.9%) 등에서 야외활동을 하는 중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요 건설사들은 혹서기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현대건설은 9월까지 혹서기 특별관리기간으로 정해 휴식 제공 의무화 등을 마련했다. 각 현장에 수박화채 빙과호, 이온음료 쿨토시 등 무더위 극복용 물품을 지급했다.

온열질환자가 많은 또다른 업종은 농업이다. 올해 폭염으로 농업인 온열질환자는 지난해 두배에 달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인 온열질환자가 9일 기준 194명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기간 발생한 농업인 온열질환자는 101명이다.

폭염에 가축도 쓰러지고 있다. 가축 중 고온에 취약한 일부 축종(돼지·닭)에서 폐사가 발생했다. 9일 현재 폭염에 의한 가축 폐사는 돼지 1만8618마리(전체 사육 대비 0.16%), 육계 19만4474마리(0.2%), 산란계 1만910마리(001%) 등이다. 정부는 폭염에 따른 가축 피해 규모가 미미해 아직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폭염에 따른 농작물 피해도 커지면서 농산물 물가도 급등하고 있다. 수박과 오이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20% 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수박 소매 가격은 10일 기준 1개에 2만6209원으로 전년 대비 27.2% 올랐다.

가격이 상승하는 상추 깻잎 시금치 등 잎채소는 30℃이상 고온에서 생산량이 감소하는 특성이 있다. 또 여름철(7~9월)은 출하량 감소와 함께 휴가 등으로 인한 수요가 증가해 연중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짧은 장마 이후 폭염이 일찍 시작돼 가격 상승 시기가 앞당겨진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날씨에 따라 생산량 변동 폭이 큰 배추의 경우 여름 배추 생산량의 15% 수준인 3만5500톤을 확보해 출하량을 관리하기로 했다. 수박 등 시설 농산물은 작황 회복을 지원한다. 축산물은 휴가철과 민생회복 소비 쿠폰 지급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10일 전북 고창군의 공공형 계절 근로 현장과 무더위 쉼터“를 찾아 “폭염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만큼 농업인들은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낮 시간대에는 농작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이와 함께 “정부는 농업부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행동요령 안내와 수급 관리 등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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