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양육자 전용공간…소통·힐링 방점
마포구 여성 양육자 소통공간 ‘맘카페’
임신부터 출산·양육 맞춤형 지원 눈길
서울 마포구 서강동에 사는 지연희(39)씨는 합정동 실뿌리복지센터를 알뜰히 이용하는 주민 중 하나다. 출산 직후부터 영유아통합지원센터에서 각종 정보를 얻고 있는데 아이가 30개월 된 지금은 최근 조성된 ‘맘카페’에 둥지를 틀기로 했다. 그는 “센터에서 만난 엄마들과 후속모임을 하고 있는데 공사할 때부터 이 공간을 눈여겨 봤다”며 “반찬이나 식재료를 서로 나누는 등 맘카페 활용법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18일 마포구에 따르면 구는 지역 곳곳에 여성 양육자를 위한 전용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육아와 가사에서 잠시 벗어나 각종 생활정보를 교류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온라인상에서 운영되고 있는 맘카페가 정보교환 중심이라면 마포구는 공유와 소통 힐링에 중점을 두었다.
합정동 맘카페는 가장 최근인 지난달 말 문을 연 곳이다. 구는 지난해 11월 대흥동 마포여성동행센터에 1호점을 마련한 뒤 올해 3월에는 상암동 부엉이근린공원에 2호점을 열었다. 4월에는 상암동 근린공원과 염리동 소금나루도서관에 각각 3호점과 4호점을 선보였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주변에 있는 기존 시설을 연계해 이용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정했다.
면적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맘카페 내부는 비슷하링. 간단하게 조리를 하거나 배달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유주방, 책이나 컴퓨터와 함께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작은도서관은 5곳 모두에 있다. 3호점을 제외한 4곳에는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도록 노래방을 더했다.
주민들은 우선 공간 자체에 만족한다. 각자 집을 공개하기는 부담스럽고 찻집에서 만나자니 시간에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지연희씨만 해도 “일단 갈 데가 있는 게 좋다”며 “서점 식당가가 함께 있어 한번 나온 김에 두루 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아이를 놀이방에 맡기고 엄마들끼리 시간을 보내거나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 주민도 있다”고 설명했다.
평일 오준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여는 여성 양육자 전용공간은 더 늘어난다. 이달 용강동과 성산동에 이어 다음달 도화동과 마포나루 맘카페를 선보인다. 9월에는 신수 서강 노고산에서도 만날 수 있다.
마포구는 맘카페를 비롯해 임신 준비부터 출산 양육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있다.
임산부와 신생아를 위한 햇빛센터가 대표적이다. 성산동 보건소 2층을 가임기 남녀, 예비 부모, 출산 가정 등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원스톱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소득기준 폐지, 35세 이상 임산부 의료비와 임산부 교통비 지원 등 서비스가 눈에 띈다.
특히 우리말을 비롯해 영어 중국어 필리핀어 등 외국어 8종으로 모자보건수첩을 제작해 외국인 임산부도 지원한다.
햇빛센터 한켠에는 ‘처끝센터’가 있다. 비혼모 임신과 출산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원하는 공간이다. 일반 건강관리뿐 아니라 생활시설이나 자활과정 연계 등 개인 상황에 맞춰 1대 1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더해 공덕동에는 베이비시터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1인당 보육실 면적을 법정 기준보다 상향시키고 더 많은 교사를 투입한다.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하면서 아이들 끼니도 챙긴다. 올해 말에는 서강동에 2호점을 연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육아에 정답은 없지만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마포구가 언제나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