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다”…미국 철강업계 가격인상

2025-07-23 13:00:01 게재

관세부과 후 수입품 줄자 기회포착 … 다른 제조업체 비용부담 가중

미국 철강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자동차·군용 탱크 등을 생산하는 미국내 제조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격 인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따른 것이다.

뉴욕타임즈는 22일(현지시간) “지난달 철강관세가 25%에서 50%로 인상된 이후 철강 수입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수입량이 감소함에 따라 미국의 철강 제조업체들은 기회주의적으로 가격을 인상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철강협회(AISI)에 따르면 5월까지 미국의 철강 수입량은 전년 동기대비 6.2% 감소했다. 미국은 캐나다 브라질 한국 멕시코 등에서 철강을 수입하고 있다.

수입 감소로 미국의 대형 철강 생산업체인 스틸 다이내믹스는 톤당 철강 평균가격을 1분기 998달러에서 1134달러로 인상했다. 클리블랜드-클리프스도 같은 기간 980달러에서 1015달러로 올렸다.

뉴욕타임즈는 클리블랜드-클리프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로렌코 곤칼베스의 말을 인용해 “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국내 철강산업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스틸 다이내믹스의 마크 밀렛 CEO는 “철강가격 상승으로 수익이 늘었지만 무역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전 사업부에서 고객주문 패턴에 주저함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해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가격·구매 서비스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마스 맥카틴은 “철강 생산업체들은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들”이라며 “(이번 기회에)미국내 제철소들은 최대한 많은 이익을 얻으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강가격 인상으로 다른 제조업체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실례로 다임러트럭 북미는 트럭과 스쿨버스 제작을 위해 대량의 철강을 구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가 25%로 인상됐을 때 평균 10만달러 수준인 토마스 빌트 스쿨버스 가격에 약 3500달러를 추가했다.

하지만 관세가 50%로 오른 후에는 추가 인상을 하지 않고 있다. 다임러트럭 북미의 존 오리어리 CEO는 “미국 철강 제조업체들은 가격인상 여력이 더 커졌다”며 “현재 시장에서 고객에게 추가 비용을 전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다임러 트럭은 지난주 미국 4개 공장과 멕시코 1개 공장에서 약 2000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철강업체들이 철강생산에 사용하는 철광석 선철 등의 수입품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즈는 “미국 제철소에 공급되는 이러한 원자재 수입품에 (철강과 같이)50% 과세를 부과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케이토연구소의 무역정책담당 부사장인 스콧 린시컴의 말을 인용해 “이러한 관세정책은 순전히 보호주의와 정실주의(cronyism)”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철강 수입규모는 총 2622만톤에 달했다. 국가별로는 캐나다가 595만톤(비중 22.7%)으로 가장 많고, 브라질 408만톤(15.6%) 멕시코 320만톤(12.2%) 한국 255만톤(9.7%) 베트남 124만톤(4.7%) 순이다.

상위 5개국의 수입비중은 64.9%에 이른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각각 107만톤(4.1%) 47만톤(1.8%) 각각 수입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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