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정보망 어디까지 왔나-1

하늘만 보던 농사에서 정보·데이터로 농업혁명 시대

2025-07-24 13:00:01 게재

농촌진흥청 농업정보망 ‘농사로’ ‘축사로’, 실전 적용 정보 한곳에 … 인공지능 도입해 자연재해 예방하고 부가가치 높인다

하늘을 바라보며 비만 내리기를 기다리던 농업의 시대는 끝났다. 농사의 토대를 하늘에만 맡기던 ‘기우제’ 농업은 저물고 정보와 데이터에 근거한 인공지능 농업이 열리고 있다. 농업에 정보와 데이터가 결합하면서 좀더 편리해지고 부가가치가 높아지자 청년농의 농촌 입성도 늘어났다. 앞으로 인공지능(AI)이 농업에 접목되면 농업인이 ‘하늘의 도움없이’ 주도적인 농사를 영위할 수 있게 된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정보와 데이터를 축적해 농민에게 제공한 농업정보망이다. 4회에 걸쳐 농업혁명을 이끈 농업정보망과 지원시스템을 점검한다.

농업인들은 농업정보망 ‘농사로’(www.nongsaro.go.kr)를 통해 농업이 더 편리해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농사로’는 농촌진흥청이 농업과 관련한 종합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망이다.

24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농사로’는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정보 통합·연계를 위한 기획을 거쳐 개방·공유를 중심으로 2015년 콘텐츠 13개를 통합한 농업기술포털 서비스를 구축했다. 이 곳에는 각종 농업기술을 4개 분야로 재분류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농사로’는 327개 메뉴, 175만건의 정보가 총망라돼 있다. 매년 300만명 이상 이용자가 찾는 국내 유일의 농업기술전문 포탈로 자리 매김했다는 평가다.

축산 분야에는 ‘축사로’가 방대한 정보를 확보해 축산농가에게 제공되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이 축산농가의 농장관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발한 농장단계 해썹(HACCP·안전관리인증기준) 기반 축산농장 기록관리 웹 프로그램이다.

◆전국 농업인의 ‘노하우’ 총집결 = ‘농사로’는 농사에 필요한 농업기술을 시기에 맞춰 제공하는 맞춤형 농업전문포탈 사이트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농업인의 영농활동 시기에 따라 △농업자재 △영농기술 △농업경영 △연구정보 △생활농업 등 7개 큰 메뉴를 구성하고 있다.

농업 포털 ‘농사로’ 메인 화면.

‘농업자재’ 메뉴에는 농작물 재배 준비 시 필요한 농업정보를 모았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2700여건의 우수 품종을 소개하고 그에 맞춰 농약 비료정보 농기계정보 원예시설 토마토재배시설 느타리재배시설 설계도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영농기술’에서는 농작물을 키울 때 궁금해 하는 영농기술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한다. 토양정보를 시작으로 기상정보를 제공한다. 이번주 해야할 채소 과수 화훼 등 주요 농작물별 농작업 일정 및 병해충 방제 정보, 발생 가능한 병해충 발생정보 등 전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영농작업을 지원한다.

‘농업경영’에는 농업인의 경영과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보를 담았다.

1977년부터 시작된 농산물소득조사는 매년 동계작물 22작물, 하계작물 28작물을 대상으로 작물 재배시 드는 각종 비용 대비 전국 농업인의 실제 소득을 제공한다. 또 농업인 개인의 농업 경영상태를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매년 2400여가구의 월별 농식품 가계부를 수집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23년까지 약 1700만건의 농작물 소비 빅데이터를 제공해 연간 구매변화에 따른 효율적인 작물 선택도 지원한다. 농촌진흥청은 “이를 활용한 농가의 소득이 향상되는 등 농가경영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농사로’는 많은 농사 관련 서비스에 주요 정보 제공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수십만명의 회원이 있는 농협의 농사앱 ‘NH오늘농사’도 농촌진흥청에서 제공하는 병해충 및 방제정보, 농업기술 동영상 등을 연계해 제공하고 있다. 91만 농업인이 가입한 농업 보조금 및 농사정보 통합 서비스앱 ‘팜모닝’도 ‘농사로’의 병해충 정보 등을 활용하고 있다.

농사로에서 제공하는 농업기술서 575권, 주간농사정보 등 5만건 이상의 농업 빅데이터를 학습시켜 실시간으로 궁금증을 해결하는 인공지능 기반 농업백과 ‘AI이삭이’도 선보이고 있다.

이상호 농촌진흥청 조정관은 “앞으로 농업인과 국민이 농사로를 통해 농업에 필요한 영농기술, 병해충, 방제정보등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축 개체별 상태 농장 경영상황 분석에 최적 = ‘축사로’는 국립축산과학원이 농장단계 HACCP 인증 활성화를 목표로 자율관리 프로그램 개발·보급 업무를 담당하면서 탄생했다. 고품질 안전 축산물 생산을 위한 사용자 중심의 HACCP 기록관리 프로그램인 셈이다.

축산농가에서 축사로 사용법 등을 교육받고 현장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사진 농진청 제공

‘축사로’는 2013년 한우를 시작으로 가금(2014), 젖소(2015), 돼지(2016) 등 매년 적용 축종을 확대해 왔다. 현재 한우를 비롯한 6대 축종을 사육하는 모든 축산농가에서 HACCP 인증에 필요한 정보를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인증 기록관리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축산농가에 효과적인 기술정보 제공을 위해 한우 번식과 도체등급, 가금류의 성장단계별 온·습도 환경 분석, 젖소의 산유관리와 젖소컨설팅, 돼지의 사육관리와 일정관리 등 기타 축산농장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이 추가돼 있다.

‘축사로’는 축산물품질평가원 한국종축개량협회 농협경제지주 한우·젖소개량사업소 등 4개 기관 17개 정보 241개 항목의 데이터를 연계하고 있다. 관련 기관에 분산돼 있는 농장단위 가축정보를 통합·연계해 농장의 데이터 관리 효율화를 지원한다.

기관 간 데이터 연계를 통해 농장 기록관리 등 농가가 입력하는 항목을 최소화하고 사양과 질병 데이터와 축산농가 경영성과를 한눈에 보기 쉽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축산농장의 데이터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축산 관련 기관에서 다양한 가축 정보를 전산화해 관리하고 있지만 ‘축사로’의 경우 개체 단위 사양관리와 질병 이력 등 현장 밀착형 정보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축산농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다는 평가다.

이밖에 축사로는 가축사육 기상정보시스템을 탑재해 기상청 동네예보와 연계해 실시간 ‘가축더위지수’를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무더위에 가축을 관리하는 방법과 지침을 받을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2258명의 축산 농가를 대상으로 ‘축사로’ 활용교육을 154차례 실시했다. ‘축사로’ 시스템의 원활한 활용과 기능개선을 위해 농가방문 현장컨설팅, 전화상담, 질의응답 게시판을 활용해 농가와 소통하고 있다. 가상데이터를 활용해 시연하고 농가와 함께 실습하는 시뮬레이션 교육방법도 도입했다.

임기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은 “축산농가가 ‘축사로’를 활용하면 가축 사육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할 수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개체별 상태나 농장의 전반적인 경영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어 소득과 생산성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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