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제도 보완한다는데…말만 무성

2025-07-24 13:00:05 게재

“보좌관들과 자주 소통” “추가수당 등 처우개선”

“반성하고 각성, 함께 제도개선해 나가야 할 것”

더불어민주당이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후보자의 ‘보좌진 갑질’사태가 불거지면서 ‘제도적 보완’을 언급했지만 실제 진행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보좌관 처우개선’과 관련해 “계획은 갖고 있는데 논의는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처우 개선 어떻게 해야 할지”라고 했다. 이어 “국회에서 처우개선 해야지. 의원이 개인적으로 할 수 있나”라고도 했다.

옆에 있던 문금주 대변인은 “의원사무실만이라도 처우개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거들었다.

문 수석은 이어 “보좌관들과 자주 소통하는 게 필요하다”며 “(보좌관들 사이에)상하간 연결된 관계가 작동해서 내부에서 불만이 있을 수 있고 내부에서 갑질이 있을 수 있고 해서 의원들이 자주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 베이스는 서로 존중하자는 것”이라며 “행정직 공무원처럼 추가 수당 등 제도가 안 돼 있다”고도 했다. 그는 앞서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보좌진하고 관계를 가져가야 되는지에 대해서 매뉴얼은 아니지만 제안을 드릴 생각”이라며 “여러 가지 보좌진들의 의견을 좀 듣고 이런 (갑질이라는) 것들은 좀 지양을 해야 된다. 존경과 배려라는 기본 베이스가 있다면 보좌진과 국회의원의 관계는 여러 가지 갑질이라는 등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의원실 내 갑질문화’를 바꾸기 위한 구체적인 행보는 없어 보인다.

다만 ‘강선우 사태’ 이후 당내 경각심은 커졌다. 당대표 선거에 나선 박찬대 의원은 지난 18일 라디오인터뷰에서 “보좌관, 의원, 그러고 또 다른 관계에 있어서 서로 존중하고 함께 협력하는 데 있어서 제도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국회에서도 그 역할을 하고, 제도화할 필요가 있지 않나”라며 “서로가 존중하고 함께 호흡하는 동지적 관계인 부분에 대해서 다시한번 점검해 봐야 되지 않나”라고 했다.

이소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보좌진-의원간의 관계에 대해 오래 묵은 이슈가 분출된 상황에서, ‘우리는 특수관계여서 괜찮다’거나 ‘보좌진은 일반 노동자와 다르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이런 주장은 노동 감수성을 강조해 온 우리 민주당에 걸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5년간 국회 생활을 하며 엄밀하거나 예민하지 못했던 점이 있었을 수 있고, 저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을지 모른단 생각에 이 문제에 대해서 말을 아껴왔다”며 “우리 안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오래된 관행과 습관이 존재한다면, 이번 기회에 저를 포함한 모든 의원들이 반성하고 각성하여, 함께 제도개선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보좌진협의회 고 모 회장은 김병기 원내대표와 만나 ‘처우 개선’을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민보협은 강선우 후보자 사퇴와 관련해 “보좌진 인권과 처우개선은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박상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강 후보자의 자진사퇴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직무대행이 보좌진 처우 개선을 약속한 것에 대해 “이 문제는 (강 후보자) 사안과 별개로 필요한 상황”이라며 “그런 부분은 이와 별개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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