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2학기부터 복귀
교육부 ‘의대 정상화 방안’ 발표
본과 3학년 졸업시기 ‘학교 자율’
시민단체 등 ‘과도한 특혜’ 지적
정부와 대학이 ‘의대교육 정상화 방안’의 마지막 걸림돌이던 본과 3학년의 졸업시점을 각 대학 자율에 맡기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증원에 반발해 지난해 1학기부터 수업을 거부해온 의대생 복귀의 길이 열렸지만 과도한 특혜 논란 등으로 당분간 진통이 지속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25일 대규모 의대 유급생들의 2학기 복귀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대생 복귀 및 교육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발표했다.
앞서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대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KAMC)가 교육부에 1학기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 유급 대상이 된 8000여명에 대해 행정처분을 유지하되, 이들의 2학기 수업 복귀를 허용하는 안을 건의했다. 이들의 복귀를 막을 경우 24,25,26학번이 함께 수업을 듣는 ‘트리플링’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교육부는 “의총협의 입장을 존중하며 개별 대학 학사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인정하고 필요한 행·재정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대학이 관계 법령과 학칙이 정하는 범위에서 학사 운영에 관한 창의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면 이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하고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양 수업 위주인 예과 1,2학년은 내년 3월 정상 진급한다. 본과 1,2학년은 2029년과 2028년 2월에 각각 학부 과정을 졸업한다. 또 본과 3학년은 각 대학의 학칙과 상황에 따라 2월 또는 8월로 졸업 시기를 자율적으로 정하고, 본과 4학년은 내년 8월에 ‘코스모스 졸업’을 하게 된다.
의총협은 이와 함께 8월에 졸업하는 본과 3,4학년에 한해 의사 국가시험 추가실시를 정부에 건의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도 의사 국가시험 추가실시를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KAMC는 본과 3학년의 학사 일정을 1년 6개월로 단축해 2027년 2월에 졸업시키는 방안과 정상적인 2년 일정을 적용해 2027년 8월에 졸업시키는 방안을 두고 논의했다. 하지만 대학별 여건 차이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절충안으로 ‘5월 졸업안’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총장들 사이에서도 과도한 특혜라는 반발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대학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교육부는 24일로 예정됐던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 발표를 전날 밤 취소했다. 그러면서도 대학들이 합의안을 도출해 제안하면 이달 중이라도 학사 운영 방식을 공식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한편 이번 ‘의대교육 정성화 방안’은 특혜 논란 등으로 상당기간 논란이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17일 국회전자청원에는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복귀 특혜 부여 반대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다. 현재 청원 동의는 6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2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내고 “일시적으로 의사 배출이 지연되더라도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이 정부와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라며 “특권에 취해 환자 등지는 의사를 양산하는 대신 지역·필수의료에 종사할 공공의사를 양성하라”고 촉구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