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최동석 논란…미적거리는 대통령실

2025-07-28 13:00:01 게재

문 전 대통령 등 여권 인사들 폄하-이준석 지지 2030 비하 등

과거 막말 계속 나와 … 난처한 대통령실 “특별한 대응방침 없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의 과거 발언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막말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대통령실은 신중한 입장을 견지중이다.

질문 받는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처장은 지난 5월 유튜브 방송에서 당시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청년들에 대해 “지적 수준이 떨어지는 애들만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실 내 청년담당관을 신설하는 등 2030 청년들에게 공을 들이고 있지만, 최 처장은 자칫하면 ‘청년층 비하’로 인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셈이다.

지난 20일 임명 이후 최 처장의 막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면서 여권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여당 및 대통령실 인사에 대한 비하 발언부터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관련 2차 가해 발언 등이 연달아 논란이 됐다.

그간 제기된 발언을 종합해 보면 일단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폄하 발언은 여러 건이다. 문 전 대통령을 “고통의 원천”이라고 평가하는가 하면 조 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묶어서 “무능한 사람은 무능한 사람끼리 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권 인사들에 대한 저평가 발언은 셀 수 없을 정도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 대해선 “왜 이리 XX 같은가”라고 비하한 사실이 공개됐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선 “무능한 아이”라고 했고, 우상호 정무수석에 대해선 “이런 애들이 민주당을 다 말아먹었다”고 비난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인터넷 언론 기고글에선 “기획된 사건”이라고 주장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이 일었다.

이같은 최 처장의 과거 발언 논란에 대해 인사혁신처는 “고위공직자로서 발언에 유념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중이다. 최 처장은 지난 22일 “과거 글로 상처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고 이후 논란이 된 유튜브 영상을 삭제했다.

대통령실에선 ‘낙마’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특별한 대응 방침이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여가부 장관 후보자 낙마 및 대통령실 참모진의 낙마 사태로 홍역을 치른 상황에서 또 부실인사 문제가 전면에 부각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다.

여당에서도 당초 부정적 기류가 거셌지만 이같은 대통령실 입장을 고려해서인지 ‘사퇴’보다는 ‘사과’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초 최 처장에 대해 “치욕스럽다”며 비판적인 기조를 유지해왔던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28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일전에 자진 사임했던 강준욱 비서관하고는 결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는 게 헌법적 가치나 이런 게 아니어서 선택의 문제”라며 기존보다 완화된 톤으로 답했다.

다만 윤 의원은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논란이 되는 인사가 있거나 이 인사가 꼭 필요하다고 한다면 사전에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런저런 사정을 설명하고 이 사람이 필요한 이유를 제시하는 게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데 용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임명권자의 판단”이라며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고 국민 여론과 역량 등을 감안해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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