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 미국서 멕시코보다 유리
미국, 멕시코와 25% 관세 90일 연장 … 한국이 관세에서 10% 경쟁력 확보한 셈
자동차 등 우리나라가 미국시장에서 멕시코와 경합하는 품목은 최소 90일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향후 90일간 현행대로 25%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멕시코는 ‘펜타닐 관세’ 25%와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철강과 알루미늄·구리에 대한 50% 관세를 계속해서 지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멕시코에게 이민자 억제와 마약 밀매 차단 등에 대한 ‘더 많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관세율을 30%로 인상하겠다고 경고했는데, 일단 90일간 관세를 올리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8월 1일부터 15% 관세를 부과받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협상기간 만큼 관세에서 10%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미국 자동차시장 점유율, 멕시코 35.4% vs 한국 11.5% = 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멕시코는 미국시장에서 우리나라와의 수출경합도가 0.36으로 일본(0.52) 독일(0.41)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수출경합도는 수치가 클수록 수출하는 품목 & 해당 품목의 대미 수출비중이 비슷한 것을 의미한다. 양국의 수출이 100% 일치하면 1.0이다.
자동차는 우리나라의 대미국 수출 1위품목일뿐 아니라 멕시코에 있어서도 대미 1위 수출품목이다. 전체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 33.2%, 멕시코 27.0%다.
2024년 기준 미국의 자동차·부품시장 점유율은 멕시코가 35.4%로, 한국 11.5%보다 3배 이상 많다.
무역협회는 “미국시장에서 한국과 멕시코의 주요 경합품목은 자동차, 기계류 등으로, 북미 생산기지로 부상한 멕시코의 점유율 우위가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2024년 기준 자동차 및 부품의 수출경합 기여율이 가장 높고(39.4%) 기계류(16.7%)와 전기·전자제품(13.3%)이 유사한 기여율을 보이며 3개 품목에 경합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경합기여율이란 해당품목의 수출비중 증감을 말한다. 예컨대 대미 수출에 있어 A국과 B국의 자동차 수출경합기여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대미 수출에서 자동차 수출비중이 A국과 B국 모두 높아졌다는 의미다.
◆양국 10대 경합품목 중 반도체만 한국이 점유율 높아 = 양국의 10대 수출경합 품목의 대부분은 멕시코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높았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경우 멕시코의 점유율은 35.4%로, 한국 11.5%보다 23.9%p 높았다.
반도체만 유일하게 한국 점유율이 5.1%로 멕시코 3.0%보다 높았다.
멕시코는 2020년 7월 1일 발효된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효) 이후 북미 내 생산기지로서 입지가 확대됐다. 이에 우리나라와 수출경합이 심화되면서 시장점유율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