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기업 130개 중 4개만 흑자
코트라 보고서 “빈익빈 부익부, 구조조정 한 목소리”
중국브랜드 해외시장 공세 … 신흥시장과 경쟁 불가피
중국의 전기자동차기업 130개사 중 손익분기점을 넘은 곳은 4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급격한 전기차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저가 출혈경쟁이 심화된 부작용이다.
코트라는 5일 ‘중국 자동차산업 최신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최근 시장 동향, 보조금 정책, 고율 관세 부과 현황을 분석하고 전망과 시사점을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전기차 생산기업은 2018년 약 500개에서 2024년 130개로 줄었다. 2024년 기준 연간 40만대를 판매해 손익분기점을 넘긴 전기차 기업은 BYD(비야디) 테슬라 리샹 하이마(HIMA) 광치아이안(AIAN) 4개사에 불과하다.
현 재정상태를 고려하면 2030년 15개사만 살아남을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차종의 재고 해소, 신차종 시장 점유율 확대 등을 위한 과도한 할인 경쟁으로 2025년 1분기 자동차 산업 이윤율은 3.9%에 그쳤다. 중국내 자동차 브랜드 130개 중 월 판매량 100대 미만인 브랜드도 31개사에 달한다.
보고서는 “중국 자동차시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돼 정부와 업계에서 구조조정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바이두 화웨이 샤오미 등 IT 기업 가세로 스마트 전기차 산업 경쟁도 가속화됐다”고 전했다.
또 보고서는 “자국시장내 경쟁 격화에 따라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중심으로 수출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면서 “미국 유럽연합(EU) 중남미 등이 반작용으로 반덤핑·반보조금 상계관세 부과, 기업 투자 제한 등의 대응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중국기업들은 고관세 우회수단으로 해외생산거점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BYD MG 체리 등 완성차 기업 및 CATL 등 이차전지 기업은 멕시코 브라질 태국 독일 등으로 신규 생산공장 설립할 뿐 아니라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신흥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공세가 확대됨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들과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올 상반기 중국의 사우디아라비아 카자흐스탄 이스라엘 등으로의 자동차수출은 각각 28%, 78%, 이스라엘 70%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 가운데 중국 전기차 산업의 발전 흐름을 타고 한국 기업들이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을 공급하는 등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트라는 우리 기업이 차량용 반도체, 초경량 소재, 전기차용 설루션, 감속·변속 기술 등 분야에서 중국 시장을 공략할 기회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형 코트라 부사장 겸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중국 자동차시장 특성과 실수요를 반영한 기술·부품 개발,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가 필요하다”며 “중국 내 관련 협회와의 기술 협력 네트워킹, 지역별 강소 기업과의 수요 연결 강화 등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자동차시장은 2023년 연간 생산·판매 각각 3000만대, 수출 500만대를 돌파한 이래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 지위를 굳히고 있다.
특히 전기차 생산·판매가 전체 시장에서 40% 이상을 차지해 중국 자동차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2024년 기준 중국 브랜드의 현지 전기차 시장 점유율도 80%를 돌파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