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반기 근로자 해고 2배 증가
정부 해직자가 전체의 39% … 머스크가 주도한 구조조정 원인
소매·기술분야도 급증 … 경제불확실성 소비감소, AI 도입 영향
미국에서 상반기 근로자 해고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중 정부에서의 해고가 40% 가까이 차지했으며, 소매업과 기술업종의 비중이 컸다. 정부부처 공무원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부터 월마트 아마존에 이르기까지 미국 기업들이 직원 수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6일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컨설팅회사 ‘챌린저, 그레이&크리스마스’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미국에서 해고자 수는 74만4000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규모 76만1000명에 육박한 수치다. 2022년과 2023년 연간 해고자수는 각각 36만3824명, 72만1677명이었다. 분야별로는 정부 해고자가 28만8600명으로 상반기 해고자의 38.7%를 차지했다.
일론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있으면서 연방정부 직원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한 탓이다. 지난해 상반기 3만7000명보다 8배 가까이 늘었다. 이어 소매업과 기술분야에서 해고자가 각각 7만9900명, 7만6200명 발생했다.
‘챌린저, 그레이&크리스마스’는 “소매업체는 관세, 인플레이션, 경제 불확실성 고조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비즈니스 부문”이라며 “소비자의 지출이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이 분야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빼앗아 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술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의 발전과 (트럼프 행정부 들어)까다로워진 비자발급·연장 등으로 수 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상반기 최소 1만5000여개의 일자리를 줄였으며, 인텔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인력을 15%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비영리단체의 인력감축도 눈길을 끈다. 2025년 상반기 비영리단체들은 1만6930명의 일자리를 감축했다. 2024년 연간 감축인원 3342명보다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해고의 가장 큰 이유는 연방정부의 예산 삭감이다. 이러한 흐름은 서비스 제공업체와 지원기관들에게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1~6월 미국 고용주들은 8만2932건의 채용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의 6만9920건보다 19%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2022년 71만5583건, 2023년 71만5583건보다는 크게 적은 규모다.
‘챌린저, 그레이&크리스마스’는 “올해 매장, 사업부 또는 공장 폐쇄로 10만7000여명이 해고됐으며 구조조정으로 6만5000여명, 파산으로 3만5000여명이 직장을 잃었다”며 “기업들은 경제 불확실성과 지속적인 비용 압박에 대응해 고용과 해고를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