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안보 위기에 한·중·일 공동 대응
7년 만에 농업장관 회의
송미령-고이즈미 면담 관심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식량안보 장관 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7년 만에 한·중·일 농업장관 회담을 마무리했다.
송 장관은 11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과 면담한데 이어 인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제4차 한중일 농업장관회의를 주최했다. 한중일 농업장관 회의는 2018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이후 코로나19를 이유로 중단됐다가 7년 만에 재개됐다. 중국에선 한 쥔 농업농촌부 부장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식량안보 문제와 동물질병에 대한 공동대응, 지속가능한 농업 등 6개 핵심 의제가 논의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한중일 3국은 기후위기와 초국경 전염병 확산, 공급망 불안정 등 농업 분야의 복합적이고 다양한 도전에 공통된 문제의식을 가지고 해법을 모색했다.
이에 스마트농업 기술 개발, 탄소중립형 농업 전환, 청년농업인 육성 등 각국 핵심 정책을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또 △청년 농업인 교류사업 확대 △수석수의관 협의체 정례화 △세계중요농업유산 기반의 국가 간 경험 공유 △기후스마트 농업기술 공동 개발 및 정책 세미나 개최 등 구체적 실행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단순 정보교환을 넘어 정책연계와 현장적용까지 고려한 실질적 협력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회의 종료 후 3국 장관은 공동선언문을 채택·서명했다. 차기 회의는 일7년 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송 장관은 “기후 위기와 공급망 불안정 등 농업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세 나라가 한자리에 모여 고민을 나누고 해답을 모색한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는 고이즈미 일본 농림수산상의 방문이 관심을 끌었다. 유력한 차기 일본 총리이자 일본 쌀문제 해결사로 나선 그는 한국을 찾아 광폭 행보에 나섰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송 장관과 회담에 앞서 10일 경기 파주시의 벼 농가를 방문했다. 그는 한국쌀 생산 상황과 가격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환경상을 역임하다 일본에서 쌀 관련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의 경질로 후임을 맡았다. 에토 농림수산상은 한 행사장에서 비축미 관련 발언을 하다가 “저는 쌀을 산 적이 없다. 지원자분들이 많이 주신다. 집에 팔 정도로 있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쌀값 폭등이 계속되고 있는 일본에서 식량안보 문제 해결의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