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애플 등 주식 ‘저가 대량 매수’

2025-08-13 13:00:04 게재

미주식 534개 종목

161조원어치 보유

국민연금이 올해 상반기 트럼프발 한파로 주가가 급락한 틈을 타 애플과 테슬라 주식 등을 대량으로 저가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넷플릭스, 메타 등도 순매수를 이어간 반면, 일부 방산주와 화장품주 등은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13일 국민연금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8일)에 따르면 6월 말 기준으로 미국 534개 상장종목에 투자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주식의 가치가 1158억3000만달러(약 161조원)에 이른다.

국민연금이 올들어 새롭게 투자했거나 보유주식수를 대폭 늘린 기업들은 핀테크와 자동차부품, 농업, 게임개발, 암호화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었다.

작년 말 기준 ‘0’이었던 로빈후드 보유주식수는 올해 6월 말 149만7000주로 늘었다. 투자은행 및 중개서비스업체 인터랙티브 브로커스 그룹(69만2000주), 중고차 거래 플랫폼 카바나(18만8000주), 정밀 계측 및 센서회사 랠리언트(17만3000주) 등이 올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 관련 소매업체 오릴리 오토모티브, 농업바이오업체 코르테바, IT 지주회사 시(SEA) 리미티드 등은 보유주식수가 작년 말 대비 몇 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2분기 들어서는 게임업체 로블록스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식을 대거 구매하면서 보유주식수가 각각 158만3000주와 44만7000주로 작년 말 대비 100%와 66%씩 증가했다. 화이자 주식 보유량은 1249만9000주로 5.4% 늘었다.

국민연금 보유주식 중 지난 반년 사이 평가액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종목은 MS로 작년 말 기준 55억3017만달러였던 평가액이 올해 2분기 말 67억9693만달러로 22.9%(12억6675만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의 MS 주식 보유량은 1366만주로 4.1% 늘었다.

국민연금이 보유 중인 엔비디아와 메타, 넷플릭스도 주식 보유수가 1.1~5.8%씩 늘어난 가운데 평가액이 19~59%씩 증가했다. 올해 들어 뉴욕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신고가 행진을 벌이면서 주가 수준이 크게 오른 것이 주된 배경으로 지목된다.

한편 국민연금이 보유한 애플 주식의 평가액은 작년 말에서 올해 2분기 말 12.9%(8억7322만달러) 감소했다. 국민연금은 이 기간 애플 보유 주식수를 2881만주로 6.3% 늘렸다. 국민연금 미국주식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종목은 엔비디아(7.0%·73억5210만달러), MS(6.4%·67억9693만 달러), 애플(5.6%·59억1176만달러), 인베스코 상장지수펀드(ETF) 트러스트Ⅱ(4.2%·43억9188만달러), 아마존닷컴(3.8%·40억2644만달러) 등 순이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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