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농업 데이터로 편리해진 농사 ②

돌발 해충 급증, 농민들 최일선 방어 지원

2025-08-14 13:00:03 게재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에 인공지능 결합 … 농사 현장에서 조기 방제 가능

과거 우리 농사의 근본은 하늘에 있었고 선조들은 비를 기다리며 ‘기우제’를 지냈다. 지금은 정보와 데이터가 결합하면서 농업이 편리해지고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농업 데이터가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AI)이 농업에 접목되면 농업인이 ‘하늘의 도움없이’도 주도적인 농사를 영위할 수 있게 된다. 4회에 걸쳐 농사를 편리하게 만드는 농업정보망과 지원시스템을 점검한다.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NCPMS) 주요 화면.

2000년대 초반 벼줄무늬잎마름병과 벼흰잎마름병의 확산, 그리고 꽃매미·갈색여치와 같은 돌발 해충의 급증은 농업 현장에 막대한 피해를 일으켰다. 당시 벼 위주였던 예찰시스템은 과수 및 채소 작물의 돌발 병해충으로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해외여행객 증가와 농산물 검역 건수 증가는 외래 병해충 유입 위험을 더욱 키웠다.

2000년 이후에만 11종의 외래 병해충 유입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친환경 농법 확산은 오히려 병해충 밀도 증가와 초기 방제의 어려움을 초래했다. 각 기관에 분산돼 있던 병해충 관련 정보를 한곳으로 모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NCPMS)을 구축했다. NCPMS은 농촌진흥청이 병해충 예찰·방제 정보의 효율적인 관리와 공유를 위해 구축한 통합 시스템이다. 주요 농작물 병해충을 점검해 적기에 방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농촌진흥청은 NCPMS를 정비해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병해충 발생 가능성 찾아 농민들에게 사전 알림 =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은 △병해충 예찰 △병해충 예측 △병해충 상담 △병해충 정보 등 4가지 주제로 구성돼 있다.

병해충 예찰은 농촌진흥청이 전국 농업 현장의 병해충 발생 동향을 파악하고 적기에 방제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핵심적인 서비스다.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에서 추진하는 병해충 예찰 방제단 운영을 통해 전국 2255개소 관찰포와 예찰포에서 주기적으로 병해충 예찰 조사가 수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총 3600만건의 방대한 예찰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NCPMS는 이를 바탕으로 전체 14개 작목에 대한 기간별, 지역별 통계 자료를 비롯한 다양한 병해충 조사 자료를 제공한다. 농업 재해를 방지하고 식량 안보를 확립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병해충 예측은 사과 배 포도 등 9개 작목의 주요 병해충 발생 예측 정보를 제공하여 방제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농업 기상자료를 기반으로 예측 모형이 구동된다. 주요 병해충에 대한 예측 정보를 단계별로 제공한다.

병해충 상담은 병해충 사진과 함께 작물에 발병한 부위와 증상을 작성해 신청을 하면 해충 병리 잡초 생리장해 등 각 분야별 전문가를 배정해 진단 소견과 함께 방제 방법에 대한 답변을 제공한다. 상담 신청을 의뢰하면 1주일 내에 진단 소견이 제공된다. 상담 결과에 대한 SMS 알림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병해충 도감은 농작물에 발생하는 다양한 병해충을 식별해 효율적인 방제 및 관리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도감은 220개 작물의 피해를 주는 병·해충의 생태정보, 병해충, 곤충, 잡초, 천적곤충 등 6개 항목에 대해 3000건의 정보와 1만4000여건의 사진을 보유하고 있다.

병해충 발생 정보는 월 2회에 걸쳐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주요 병과 해충 정보를 경보 단계별로 알려준다. 농업인들이 적기에 해당 병해충을 방제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인공지능 결합하면서 고정밀 예측모델 도입, 청년농 활용도 높아 = 2024년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농작물 병해충 AI 영상진단 서비스가 2024년 9월부터 대국민을 대상으로 확대됐다. 인공지능 병해충 영상진단 서비스는 실제 영농 현장에서 발생하는 병해충이나 바이러스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면 이를 즉시 진단하고 방제 방법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농작물의 병해충을 촬영하면 인공지능이 이를 분석해 병해충 종류를 즉시 진단한다.

진단 결과는 가장 적절한 최신 방제 정보를 제공해 적기 방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피해를 신속하게 대응하며 농약 오남용을 방지할 수 있다. 현재 31개 주요 작물과 182종의 병해충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가능하다. 2030년까지 국내 재배 139개 주요 농작물 병해충까지 확대한다.

농촌진흥청은 NCPMS를 지능형 통합관리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AI 기술 적용 범위를 넓혀 농업기술정보를 융합한 혁신적인 병해충 서비스로 진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상호 농촌진흥청 기획조정관은 “NCPMS는 기후 변화와 새로운 병해충 유입이라는 도전 앞에서 우리 농업의 방패가 되기 위해 진화하고 있다”며 “특히 AI 기반 병해충 영상진단 서비스 고도화와 복합데이터 기반 차세대 고정밀 예측 모델 개발 등 최신 연구 성과를 시스템을 반영해 농업 현장에서 병해충을 더욱 정확하고 신속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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