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확산’ 신종마약 국내 상륙

2025-08-14 13:00:07 게재

액상담배형 ‘우주오일’ 판매조직 검거

액상 전자담배 형태의 신종 마약을 만들어 강남 유흥업소에 팔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부정의약품 제조·유통책 A씨(구속)와 밀수입책 B씨 등 10명을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총책인 프랑스 남성·미국 여성 부부는 태국으로 도주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령했다.

이들은 지난해 5~10월 마취제 성분의 전문의약품인 에토미데이트·프로폭세이트를 홍콩에서 밀수입한 후 시중의 액상담배와 배합하는 방식으로 전자담배 카트리지 987개를 만들고 일부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홍콩에서도 같은 제조법의 ‘우주오일(Space oil)’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마약 등급의 규제를 받은 바 있다.

유통책들은 강남 유흥업소에 손님으로 방문해 종사자들에게 무료 샘플을 제공하며 ‘불법이 아니다’ ‘검출되지 않는 약물이다’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고 홍보, 판매했다.

한 유통책은 태국 방콕공항에서 카트리지 300개를 누군가에게 건넨 정황도 포착됐다. 해외 판로 개척 활동으로 의심되는 부분이다.

A씨의 SNS 대화내역 등을 토대로 공범을 검거한 경찰은 마취제 1500ml와 액상담배 432ml, 전자담배 카트리지 513개, 현금 2억4800만원을 압수했다.

경찰은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프로폭세이트가 마약류로 지정되도록 지난달 14일 식약처에 제도개선을 요청했다. 식약처는 지난달 30일 프로폭세이트를 임시마약류로 지정 예고하고, 이달 12일에도 에토미데이트 등을 마약류로 지정하는 내용의 ‘마약류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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