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 3천억원 지원, 갈등 불씨는 여전

2025-08-19 13:00:02 게재

산업침체로 정상화 먼길

한화-DL, 정상화 우선 합의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 3위 기업인 여천NCC가 공동 대주주인 한화그룹과 DL그룹으로부터 각각 1500억원씩 3000억원의 자금을 대여받기로 결정했다.

이번 자금 대여로 대주주 간의 갈등은 일단 봉합됐지만 국내 석유화학산업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또 다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경영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여천NCC는 이사회를 개최해 대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탈로부터 3000억원의 자금을 대여받는 ‘주주사로부터의 금전 차입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원료 대금 결제와 임금 지급, 회사채 상환 등 운영 자금 360억원을 포함해 이달까지 1800억원이 필요한 여천NCC는 이번 지원으로 급한 불을 끄고 부도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하지만 여천NCC는 경기침체와 중국발 공급망 문제 등으로 지난 3년간(2022~2024년) 누적 적자가 8200억원에 달하는 등 자생력 회복에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만 5100억원이다.

이런 이유로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경우 여천NCC의 존속 여부를 놓고 양 대주주간 갈등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여천NCC 대주주들이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경영정상화와 경쟁력 확보에 공동으로 나서기로 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부실 떠안기가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두가지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정부가 국내 석유화학산업 활성화와 함께 불합리한 규제를 풀어야 하는 한편 국내 굴지의 대기업 두곳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여천NCC의 경영형태가 재편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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