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교정시설, 새벽에도 실내 30도 넘어

2025-08-20 13:00:02 게재

‘윤석열 수감’ 서울구치소 32도

에어컨 설치? 국민감정 ‘싸늘’

국내 교정시설들의 여름 실내온도가 한낮은 물론 새벽에도 30도를 웃돈다는 정보공개 결과가 나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도 마찬가지였다.

19일 공익인권변호사모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천주교인권위원회 등은 ‘각 교정시설의 온도 등 정보공개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이들 단체는 전국 55개 교정시설을 대상으로 폭염이 심했던 7월 1~10일 열흘간 시설 안팎에서 측정한 온도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6월 29일부터 7월 10일까지 2주가량 전국 일평균기온은 1위, 7월 상순 전국 평균기온도 28.2℃로 역대 최고 1위를 경신한 바 있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7월 10일 오후 2시 기준 수용실 온도는 △서울구치소 32.3도 △서울남부구치소 33도 △인천구치소 34도 △안양교도소 34도 △강릉교도소 32도 △부산구치소 31도 △대구교도소 32도 △청주여자교도소 32.1도 △광주교도소 33도 △제주교도소 32도를 기록했다.

실외 기온이 낮은 이른 오전에도 실내는 대부분 온도가 3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서울구치소의 경우 오전 6시 실외 온도는 24.1도였지만 수용실 내부는 32도로 8도가 높았다.

온열질환자도 발생했다. 지난달 1일부터 10일까지 온열질환자는 △공주교도소 1명 △광주교도소 1명 △영월교도소 1명 △울산구치소 2명 △천안개방교도소 2명으로 나타났다.

교정시설은 환자가 있는 의료수용동 복도에는 에어컨이 있고, 일반수용동에는 선풍기만 설치돼 있다.

대구·목포·전주·창원교도소와 대전교도소 논산지소 등 5곳에서는 상수도 용량 초과나 수도 요금 절약을 이유로 상수도 단수 조치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체는 “이번 정보공개 결과는 2025년 7월 상순에 한정된 것으로, 일반적으로 폭염이 최고조에 이르는 7월 하순~8월 상순에는 교정시설 실내온도도 공개된 수치보다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법무부는 폭염수용 문제를 개별 교정시설의 수용관리 업무로만 보고 방치할 것이 아니라 전체 교정시설에 일관되게 적용되는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교정시설 에어컨 설치에 대한 국민감정은 냉랭하다.

최근 지지자들이 윤 전 대통령의 독방에 에어컨을 설치해달라는 민원을 하자 김학성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은 이달 14일 “특혜이자 또 다른 문제의 소지가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앞서 2018년 법무부가 의료동 복도 에어컨 설치를 추진할 때도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선량하고 생활이 어려운 시민들부터 챙기라’는 취지의 철회 요구가 빗발치기도 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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