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인플레가 더 큰 위험”

2025-08-21 13:00:32 게재

관세영향 확인해 봐야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 대다수는 고용둔화보다 인플레이션 재점화를 더 큰 위험으로 경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 위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관세영향을 더 확인해 봐야 한다며 금리동결에 찬성했다. 미 주류 경제학자들 또한 관세와 이민억제 등의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다며 트럼프 정책효과가 충분히 확인되기 전까지는 신중한 관망이 최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0일(현지시간) 미 연준 홈페이지에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 다수는 기준금리를 4.25~4.50%의 현 상태로 유지하는 데 찬성했다. 다만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등 2명은 노동시장 약화를 우려하며 기준금리 0.25%p 인하를 선호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은 2명에 그쳤고 높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고용둔화 우려보다 더 크다는 위원들이 다수였다.

연준 위원들은 이날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이 일회성으로 끝날지, 아니면 보다 장기간의 인플레이션 충격을 초래할 것인지 그 영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대다수 위원들은 “관세 상향 조치가 소비재 및 서비스 가격에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며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이 장기적으로 확대될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되지 않을 위험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연준위원은 “통화정책 조정 전에 관세인상 조치의 인플레이션 영향에 대한 완전한 명확성을 확보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건 비현실적이거나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이견을 드러냈다.

한편 7월 FOMC 이후 공개된 자료에서 5~7월의 고용이 시장 기대보다 크게 부진하게 나타났다. 동시에 7월 생산자 물가상승률이 시장예상치를 대폭 상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고 금리 인하 전망은 다소 후퇴된 상황이다.

잭슨홀 미팅을 목전에 두고 공개된 FOMC 의사록에서 대다수 연준위원들은 고용둔화보다 인플레이션 재점화 리스크를 더 경계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현재 금리 수준이 중립 수준을 크게 웃도는 레벨이 아니라고 언급한 점도 최근 높아졌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더 약화시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주일 전 9월에 기준금리가 0.25%p 인하될 확률을 94.3%로 봤는데 1일 전에는 86.6%, 20일 기준으로는 81.1%로 낮아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주류 경제학자들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 고용 둔화와 물가 압력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앞에서 신중한 관망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연준은 실업률 상승시 금리 인하가 가능하고 트럼프행정부의 기대처럼 생산성이 개선된다면 중립 금리가 상승하기에 성급한 금리인하 필요성은 감소한다”며 “다만 정책 실패 시각이 옳다면 조기 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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