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한미일 협력강화로 선순환”…이시바 “어려운 문제에 일관된 정책”
23일 도쿄에서 두번째 한일정상회담
“힘 또는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 반대”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23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두번째 정상회담을 열고 한일 관계 강화 및 한미일 3국 공조의 강화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이날 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한일 정상 공동 언론 발표 발언
이시바 총리는 “양국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양국관계와 일·한·미 3국 공조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며 “이 대통령과는 취임 직후부터 이 점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웃나라이기에 어려운 문제도 존재한다”면서도 “일관된 정책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이 위안부 및 강제징용 합의를 뒤집지 않겠다는 약속에 대해 일본 역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이랬다저랬다 식의 태도를 취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시바 총리는 이어 “1965년 국교 정상화 이래로 지금까지 구축돼 온 기반에 입각해서 한일 관계의 양호한 기조 아래 양국관계를 안정적으로 크게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상회담 공동 결과를 문서로 발표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또한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간 셔틀외교 재개를 선언하며 “이는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 이후 한일 관계가 조속히 정상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 정상은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솔직한 의견을 교환하며 긴밀한 공조 방침을 확인했다. 이시바 총리는 “힘 또는 외압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특히 북핵 문제에 대해선 “핵미사일을 포함한 대북 대응에 대해 논의했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일·한·미 3국간 긴밀하게 공조하여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정책에서 긴밀한 공조 지속하기로 했다”며 “급변하는 정세에서 흔들림 없는 한일·한미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해 한일관계 발전이 한미일 협력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 외 경제 분야에서는 수소·인공지능 등 미래산업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협력방향을 논의했다. 사회분야에선 저출산고령화, 수도권 집중, 농업, 재난안전 등 양국 공통과제에 공동대응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책과제 공유하며 해결방안 함께 모색하기 위해 당국 간 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그 외에도 양국 청년들의 워킹홀리데이 참여 횟수 확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긴밀한 협력에도 합의했다.
이재명 대통령, 이시바 총리와 한일 확대정상회담
이날 양국 정상의 회담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게 시작됐다. 소인수회담에 이어 열린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은 “첫 양자 방문으로 일본 온 것은 처음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만큼 한일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주기 바란다”면서 “총리께서 셔틀 외교 일환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되시면 지방에서 한번 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한일 간 협력할 분야가 많지만 불필요한 갈등도 발생한다”면서 “어려운 문제는 해결하고 도전이 접근하기 어려운 것들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숙고하며 협력해가는 것이 양국 국민간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일본과 한국 정치권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한·미 협력 강화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이런 점에 대해 이 대통령과 인식 공유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양자회담으로 일본을 방문하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안다”면서 “맘이 든든하고 셔틀외교를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또 “평화와 안전은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실현되지 않는다”면서 “일본과 한국의 관계 강화 발전은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이 지역 전체에 이익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약 두 달 만에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방일 전 일본 언론 서면 인터뷰에서 “이시바 총리와는 취임 후 가장 먼저 통화를 했고, G7 회의에서도 가장 먼저 양자 회담을 하며, 조속한 셔틀 외교 재개에 뜻을 같이 했다”며 “그 뜻을 실천으로 옮기고자 외교 관행에 얽매이지 않고 일본행을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