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대미관세협상에 상당한 시간 할애”
위성락 안보실장 “셔틀외교 조기 복원-한미일 협력 강화 실현 의미”
트럼프 만난 경험 공유 … 만찬 메뉴엔 안동찜닭과 ‘이시바 카레’
이재명 대통령의 일본·미국 순방에 동행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4일 “일본과 미국을 연계 방문해 3국 협력 강화를 실현했다”고 말했다.
대통령 일본 방문 관련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브리핑
위 실장은 이날 일본 도쿄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은 취임 2개월 만에 일본을 방문해 셔틀 외교를 조기 복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 언론에서도 이 대통령의 방미 전 방일에 대해 ‘기쁜 놀람(서프라이즈)’라는 표현이 나온 것을 소개하기도 했다.
위 실장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55분부터 6시 50분까지 진행된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총리 간의 소인수회담과 확대회담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위 실장은 이에 대해 “두 정상이 두달 만에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회담을 오래 한 것은 지역과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공동 대응할 과제가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양 정상이) 대화를 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위 실장은 특히 “소인수 대화에선 대미 관계 또는 관세 협상 등에 상당한 시간이 할애 됐다”고 전했다. 위 실장은 “일본이 그동안 느낀 점을 우리에게 도움말 형태로 얘기하는 형식이었다”면서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나라마다 처한 처지가 다르고, 특히 정상 회담이라는 건 정상 개개인의 개성이나 에고(자아)와 관련되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경험이 그대로 적용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반성이나 사과가 언급되지 않는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논의가 충분치 않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이번 방문은 셔틀외교 복원에 주안점을 두면서 추진돼 과거 문제에 대한 많은 논의나 심도 있는 합의 도출을 추구한 바는 아니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문제에 대한 논의에 꽤 상당시간을 할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논의가 있었으나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논의라기보다는 ‘이 사안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까’, ‘어떻게 다루는 것이 현재와 미래의 협력을 추동할 수 있을까’ 등 철학적 인식에 기반한 접근으로 논의가 이뤄졌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확대회담 후 이시바 총리가 주재하는 친교 만찬에 참석했다. 일본 측은 이 대통령의 고향이 안동인 데 착안해 안동찜닭을 메뉴에 포함시키는가 하면 도산서원 등 안동의 명소 사진을 배치해 관련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한다.
이시바 총리가 평소 즐겨 만드는 레시피를 바탕으로 한 ‘이시바 카레’도 메뉴 중 하나로 등장했다. 그 외에도 이시바 총리의 고향인 돗토리현의 맥주와 안동 소주를 나란히 배치해 한일간의 협력과 화해·화합을 암시하기도 했다.
만찬 후에는 이 대통령 내외 이시바 총리 내외는 ‘화실’이라고 불리는 일본식 전통 다다미방으로 옮겨 추가적인 친교 시간을 가졌다.
도쿄=김형선 기자